[현장에서]면세업 출사표 현대百, 신세계·이랜드 동향에 촉각

新성장동력 부재 현대百, 이번이 마지막 기회로 보고 면세점 진출에 사활
지난해 7월 경쟁입찰에서 신세계·이랜드 모두 현대百보다 높은 점수 받아
  • 등록 2016-05-19 오후 3:04:45

    수정 2016-05-19 오후 4:12:14

△현대백화점이 서울 시내면세점 특허를 받게 될 경우 면세점 공간으로 조성될 현대백화점 무역센터점
[이데일리 김진우 기자] ‘면세점 추가 특허에 반대할 때는 언제고 다시 기회를 엿보겠다니’. 신세계(004170)가 서울 시내면세점 추가 특허를 준비하겠다는 의향을 밝힌 것에 대해 현대백화점(069960) 내부 분위기를 한마디로 요약하는 말이다.

관세청은 이달 말에서 내달 초 사업자 공고를 내 최장 6개월의 기간을 두고 대기업 3곳, 중견·중소기업 1곳에 서울 시내면세점 신규 특허를 내줄 예정인데 현대백화점 입장에서는 예상치 못한 경쟁자가 뛰어든 셈이다. 지금까지 공개 도전장을 던진 기업은 현대백화점을 포함해 롯데면세점과 SK(034730)워커힐면세점 3곳뿐이었다.

현대백화점에 면세사업은 아직 풀지 못한 숙원이다. 백화점 경쟁사인 롯데와 신세계는 물론, 4위인 갤러리아도 서울에 시내면세점을 운영 중이다. 현대백화점은 지난해 매출 및 점포 기준 모두 백화점 2위를 기록하는 등 유통업계의 오랜 강자임에도 면세사업은 뒤처져 있는 게 사실이다.

현대백화점은 지난달 말 관세청이 새 면세특허를 부여하겠다고 발표한 직후 “코엑스 단지 내에 있는 현대백화점 무역센터점을 면세점 후보지로 내세워 신규 입찰에 적극 참여할 계획”이라며 강한 의지를 보였다. 새로운 변수만 없다면 이번에는 면세사업에 진출할 수 있을 것이란 기대감에 부풀어 있는 상황이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정부가 지난해 7월 대기업 2곳, 중견·중소기업 1곳에 신규 면세특허를 내줬고 불과 1년도 안 돼 신규를 또 내주겠다는 것”이라며 “1년 만에 서울 시내면세점이 6개에서 13개로 늘어나는데 사실상 이번이 마지막 기회가 아니냐는 게 일반 여론”이라고 말했다.

현대백화점은 신규 면세특허 입찰에 아직 명확한 의사를 밝히지 않은 신세계와 이랜드의 동향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신세계는 시내면세점 명동점이 얼마나 빨리 안착하느냐가, 이랜드는 재무구조 개선 작업이 얼마나 빨리 완료되느냐가 가장 큰 변수다.

두 기업 모두 실무차원에서는 준비를 한 뒤 막판 상황을 보고 최종결정을 내릴 가능성이 크다. 지난해 7월 있었던 경쟁입찰에서 신세계(4위)와 이랜드(6위)는 꼴찌(7위)를 기록한 현대백화점보다 높은 점수를 받았다. 현대백화점 관계자는 “신세계와 이랜드 모두 입찰 가능성이 있어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현대백화점은 지난해 탄탄한 실적(매출 1조 6570억원, 영업이익 3628억원)을 거뒀지만 성장이 수년간 정체돼 있다. 앞으로 치고 나갈 새 ‘먹을거리’가 부족한 상황이다. 국내 면세사업은 매년 두자릿수 성장세를 기록할 만큼 꾸준히 시장이 커지고 있다. 현대백화점이 눈독을 들일 수밖에 없는 이유다. 업계 관계자는 “시장 참여자가 갑자기 늘고 변수가 많은 업종이지만 면세사업만큼 꾸준히 성장한 곳도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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