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등산 중 사망 사고 둘 중 하나는 ‘심장 질환’
등산 중 사망 사고는 실족 등의 사고를 생각하기 쉽다. 하지만 등산 중 사망 사고는 심장 질환에 의한 사망이 가장 많다. 국립공원관리공단의 자료에 따르면, 2017년부터 2021년 사이에 발생한 등산 중 사망 사고 69건 중 심장 질환에 의한 사망 사고는 39건으로 약 51%에 달한다. 강동경희대병원 심장혈관내과 박창범 교수는 “외국에서 시행되었던 연구에 의하면 등산하다가 심장질환과 같은 이유로 급사하는 확률이 같은 나이의 사람들에 비해 약 4배 높다고 한다”고 설명했다.
◇ 추운 환경, 강도 높은 운동 지속되면 허혈성심질환 유발
그렇다면 왜 등산 중에 심장 질환이 발생하는 것일까? 박창범 교수는 “등산으로 인한 갑작스런 운동량 증가와 함께 탈수 등이 발생하게 되면 교감신경계를 활성화하여 신체 변화를 일으켜 급성 허혈성심질환을 일으킬 수 있다”고 설명했다.
등산은 추운 환경에서 진행하는 강도 높은 활동 중의 하나다. 특히 산소농도가 낮은 높은 고도에서 많은 신체활동을 하게 되면 탈수가 발생하기 쉽다.
이로 인해 교감신경계가 활성화되면 맥박이 증가하고, 혈관이 수축 되고, 혈압이 상승하게 되는 등의 신체 변화를 불러온다. 이런 신체 변화는 심장의 운동량을 증가시키는데, 허혈성심질환을 가지고 있는 경우 심장의 운동량 증가로 흉통 등의 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 심장병을 가지지 않은 사람도 산속의 낮은 온도에 지속적으로 노출되고 운동으로 인한 과다호흡이 발생하면, 심장혈관이 수축되고 혈소판 기능이 활성화되면서 급성 심근경색과 같은 급성 허혈성심질환을 유발할 수 있다.
심장병 환자는 여성보다 남성이 많고, 중년 이상의 환자가 많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통계를 보면, 2021년 허혈성심질환으로 병원을 찾은 50 ~60대 남성은 36만215명으로, 전체 환자 100만여 명 중 약 36%에 달한다. 따라서 50~60대 남성은 등산을 할 때 주의가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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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만의 속도로 등산하고 평소 꾸준한 체력 관리 필요
◇ 심장병 환자를 위한 건강한 등산 수칙 5가지
1. 복용 중인 약 잘 챙기기. 아스피린 등 복용 중인 약을 잘 챙긴다. 니트로글리세린은 비상용으로 등산 시에 꼭 지참한다.
2. 숨이 차면 휴식 취하기. 등산 중간에 충분한 휴식을 통해 심장에 무리가 가지 않도록 유의한다. 약간 숨이 차는 정도가 넘어가면 휴식을 취하는 것이 좋다.
3. 적절한 수분 섭취하기. 탈수는 심장병을 악화시킬 수 있는 요인 중 하나다. 야외활동이나 운동 중에는 10% 이상 수분 보충이 더 필요하므로, 등산 중간중간 적절히 수분을 섭취한다.
4. 응급처치 방법 익히기. 최근에는 등산로에 자동제세동기 등이 보급되는 등 심정지 상태에 대처할 수 있는 방안이 마련되어있다. 비상약은 물론 응급처치 방법을 습득하면 심장병 경고 증상에 즉각 대처할 수 있다.
5. 금연, 저염식 등 생활습관 바꾸기. 심근경색증은 무엇보다도 생활 관리가 중요하다. 먼저 흡연은 동맥경화를 유발하는 가장 큰 요인 중 하나인 만큼 금연하는 것이 좋다. 식사는 저염식과 덜 기름진 음식 위주로 바꾸는 것이 안전하며, 규칙적인 운동과 적당량의 섭취를 통해 복부 비만을 줄이는 것도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