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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전 대통령은 이날 밤 플로리다 자택인 마러라고 리조트에서 “미국을 다시 위대하고 영광스럽게 만들기 위해 나는 미국 대통령 입후보한다”며 출사표를 던졌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그는 연방선거위원회(FEC)에 2024년 대선 출마를 위한 서류를 제출했다. 2024년 대선과 관련해 공식 입후보한 첫 인사다.
1시간 가량 진행된 연설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은 바이든 대통령에 대한 비판과 자신의 재임 중 성과를 부각하는 데 집중했다.
그는 “조 바이든 대통령이 4년 더 집권하지 않도록 할 것”이라며 “지금 우린 쇠퇴하고 실패하고 있는 국가다. 미국인들에게 바이든이 집권한 지난 2년은 고통과 고난, 절망의 시기였다”고 운을 띄었다. 그러면서 “나는 모든 정책에서 다시 미국을 최우선으로 할 것”이라며 “곧 우리는 다시 위대한 국가가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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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심차게 출사표를 던졌지만 트럼프 전 대통령이 최종적으로 공화당의 대통령 후보가 되기는 녹록지 않을 전망이다. 그가 이날을 대선 출마선언 예정일로 잡은 것은 이번 중간선거에서 공화당의 승리를 자신했기 때문이다. 선거 승리를 트럼프 효과로 부각하면서 선거운동을 유리하게 끌고 가겠다는 계산이었다.
특히 공화당 내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의 입지는 점점 좁아지고 있다. 실제 이번 중간선거에서 자릿수 득표차로 크게 승리하며 재선에 성공한 론 디샌티스 플로리다 주지사가 당내 가장 유력한 대권 주자로 떠올랐다. 텍사스 트리뷴 등에 따르면 텍사스 공화당과 여론조사업체 CWS 리서치가 지난 12~13일 텍사스주 유권자 1099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디샌티스 주지사는 차기 공화당 대선 경선에 대한 지지율 43% 얻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32%에 그쳤다. 마이크 펜스 전 부통령(5%), 니키 헤일리 전 유엔대사(4%), 마이크 폼페이오 전 국무장관(1%) 등이 뒤를 이었다.
앞서 야후뉴스와 유고브가 전국 유권자를 상대로 공화당 차기 대권 주자 선호도를 조사한 결과 역시 비슷했다. 디샌티스 주지사에 대한 지지율이 42%로 트럼프 전 대통령(32%)보다 10%포인트 앞섰다. 두 여론조사는 이번 중간선거 이후 실시됐다.
미국 언론들도 트럼프 전 대통령의 재출마 움직임을 비판하는 목소리가 강하다. 보수 색채가 강한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이날 발행한 신문 사설에서 “(트럼프의 재출마에) 공화당원보다 민주당원이 더 신이 났다는 것은 아이러니”라며 “가장 쉽게 이길 수 있는 후보로 여기기 때문”이라고 비판했다. 또 “트럼프가 만약 출마를 고집한다면 공화당 유권자들은 진보 좌파에 모든 권력을 넘겨줄 그를 후보로 선출하기를 원하는지 결정해야 할 것”이라고 경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