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이지현 기자] “비만을 주요 만성 질환으로 인식해주시기 바랍니다.”
7일 서울 여의도 콘래드호텔에서 개최된 대한비만학회 보험·정책 심포지엄에서 김경곤 대한비만학회 부회장(가천의대 길병원 가정의학과 교수)은 이같이 말했다.
비만은 에너지의 섭취와 소비 사이의 불균형으로 인해 발생한 체내의 지나친 에너지 저장 상태 및 에너지 대사의 비정상 상태다. 만성적이고 재발을 잘하며 계속 진행하는 특성이 있는 질병이다. 고혈압, 2형당뇨병, 심혈관 질환, 뇌졸중, 골관절염, 폐쇄성 수면 무호흡 등 40~50가지 질병을 유발하는 것으로 알려져 ‘만병의 근원’이라고 불린다. 전 세계적으로 비만 인구는 10억명에 달한다.
박철영 대한비만학회 이사장은 “비만 환자가 전세계에서 급증하고 있다. 우리나라는 더 빠르다”면서 “그런데 주변에 만연해 무감각해진 상태”라고 짚었다.
대한비만학회의 BMI 지수 기준 진료지침에 따르면 △18.5~22.9 정상체중 △18.5 미만 저체중 △23~24.9 비만전단계 △25~29.9 1단계 비만 △30~34.9 2단계 비만 △35 이상 3단계 비만으로 분류하고 있다. 결국, BMI 지수 25를 기점으로 생활습관 교정 및 운동관리, 약물치료가 고려돼야 한다고 보는 것이다.
| 7일 서울 여의도 콘래드호텔에서 대한비만학회에서 부회장을 맡고 있는 김경곤 가천의대 길병원 가정의학과 교수가 발표하고 있다.(사진=이지현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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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경곤 교수는 “비만이 단순히 개인의 문제가 아닌, 저비용 고열량 식품에 대한 가용성 증가와 급속한 도시화 등으로 인한 좌식 생활 방식 등의 증가가 빠르게 비만 인구를 늘리는 주요 요인”이라며 “심각한 합병증을 가진 2단계, 3단계 비만인이 적지 않고, 이들에게는 적절한 치료가 제공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우리나라의 고도비만 및 소아청소년 비만 유병률의 빠른 증가 패턴을 볼 때, 우리가 비만을 대하는 태도를 바꾸지 않는다면 아마도 10~20년 이내에 미국과 서구 여러 나라의 상황을 곧 따라잡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전문가들은 특히 소아청소년 비만의 심각성을 느껴야 할 때라고 봤다. 만성질환으로 인한 합병증은 꽤 긴 시간의 누적된 결과기 때문에 나쁜 생활습관이 자리 잡기 전에 소아청소년들을 대상으로 한 좋은 생활습관 교육과 관리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아울러 비만치료에 따른 건강 불평등도 개선해야 한다고 봤다. 현재 비만대사수술이나 차세대 비만 치료제 등이 효과를 발휘하고 있지만, 환자가 고비용을 부담해야 하는 구조기 때문이다. 특히 2019년부터 비만수술 및 이와 관련된 치료는 요양급여 대상이 됐음에도 수술은 주로 병원급 이상에서만 이뤄지고 있어 지역적 접근성 제약이 따른다는 지적이다.
김 교수는 “경제적 수단을 가진 특정 집단이나 직역만이 효과가 입증된 치료 방법의 혜택을 받을 수 있다면 사회에 대한 체중 감량의 전반적인 혜택은 낮아진다”며 “이같은 불평등을 개선할 정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