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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일 법조계 등에 따르면 경찰대 출신으로 사법·행정·입법고시에 모두 합격했던 A씨(40)는 2019년 7월 지하철 9호선 당산역에서 여성을 뒤쫓아가며 휴대전화를 이용해 몰래 촬영하다 지하철경찰대에 현행범으로 체포됐다. 체포 당시 경찰관에게 무릎을 꿇고 빌기까지 했던 A씨의 휴대전화엔 한 달여 전부터 여성을 몰래 찍은 사진 100여 장이 발견됐다.
결국 그는 성폭력범죄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위반(카메라 등 이용 촬영) 혐의로 2019년 12월 재판에 넘겨졌고, 올해 2월 서울남부지법 형사12단독(당시 이진웅 부장판사)은 2년여의 심리 끝에 A씨에게 벌금 2000만원을 선고하고, 성폭력예방교육 80시간 이수 등을 명령했다.
A씨는 경찰대 출신 중 입지전적인 인물로 통한다. 2008년 촛불집회 당시 경찰에 쏟아지는 비난을 보고 “법 실력이 없다면 소신 있게 일할 수 없을 것 같다”는 생각에 고시 공부를 시작한 그는 일선 경찰서에서 근무하던 2010년 한 해에 입법고시 법제직 수석, 행정고시 법무행정직 차석 합격에 이어 사범시험에도 합격하며 ‘고시계의 전설’로 통했다.
고시 3관왕에 달성한 A씨가 선택한 것은 ‘국회’였다. 그는 법을 만드는 작업에 동참하고 싶다는 생각으로 입법부를 선택했고 2010년부터 국회 입법조사관(5급)으로 근무했다. 주변의 엄청난 기대를 받으며 국회입법조사처에서 근무하던 A씨는 2013년 5월 몰카 범죄로 추락했다. 국회 인근 한 상가 건물에 여자화장실에 몰래 들어가 스마트폰을 이용해 여성을 몰래 촬영한 것.
결국 A씨는 1·2심에서 징역 8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았고, 2015년 6월 대법원에서 형이 확정됐다. 그는 형 확정으로 법에 따라 당연퇴직 대상이 돼 공직을 잃게 됐다. A씨는 이후 성폭력범죄특례법 유죄 확정으로 재취업에 어려움을 겪게 되자 대법원 판결에 대한 재판소원, 성범죄 전과자에 대한 취업제한을 규정한 장애인복지법 등에 대한 헌법소원을 무더기로 제기했지만 헌재는 이를 모두 기각·각하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