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소경제 앞당길까···암모니아에 저장된 수소추출 효율 2.5배 높여

귀금속 촉매 사용량 60% 줄여
촉매 상용화 걸림돌인 내구성도 해결
  • 등록 2020-12-22 오후 12:00:00

    수정 2020-12-22 오후 12:00:00

[이데일리 강민구 기자] 석탄이나 석유처럼 생산된 수소를 생산지에서 수소가 필요한 곳까지 먼 거리를 운반하는 데 활용할 수 있는 기술이 나왔다.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은 손현태·윤창원 수소·연료전지연구단 박사 연구팀이 수소가 저장된 암모니아를 분해해 수소를 추출하기 위해 사용되는 값 비싼 귀금속인 루테늄의 사용량을 60% 줄인 나노 금속 촉매를 개발했다고 22일 밝혔다.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 연구팀이 개발한 암모니아 분해용 촉매 구조 모식도.(자료=한국과학기술연구원)
수소를 장거리에서 운송하기 위해 액체 형태의 수소로 저장해 운송하는 방식이 연구중이며, 암모니아는 새로운 수소 저장체로 떠오르고 있다. 액화 암모니아는 액화 수소보다 50% 많은 용량의 수소를 저장할 수 있고, 암모니아를 고온에서 분해 시 수소와 질소 기체만 생산하기 때문에 이산화탄소 배출도 최소화할 수 있다.

암모니아는 전 세계적으로 연간 2억 톤 이상 생산돼 산업에 사용하고 있다는 점에서 대용량 저장이나 장거리 운송을 위한 인프라도 그대로 사용할 수 있다.

하지만, 암모니아에서 수소를 추출하는 분해반응이 온도와 압력이 높은 상태에서 진행되기 때문에 많은 열을 공급해야 한다는 문제가 있다. 일반적으로 고체 파우더 형태의 촉매를 반응 중에 함께 사용하면 반응 온도를 낮출 수 있지만, 기존 개발된 루테늄 금속 기반 촉매는 가격이 비싸고, 내구성이 좋지 않아 주기적으로 새로운 촉매로 교체해야 한다.

연구팀은 루테늄 금속 입자와 제올라이트를 진공에서 열처리해 강하게 결합, 나노미터(10억 분의 1미터) 크기와 같거나 더 작은 루테늄 금속 입자가 제올라이트 지지체의 각 구멍 안에 고르게 담긴 암모니아 분해용 촉매를 개발했다.

개발된 촉매는 암모니아 분해 성능이 기존 상용 촉매보다 2.5배 이상 좋아 루테늄을 기존의 40%만 사용하고도 같은 효율을 얻었다. 나노미터 단위의 작은 루테늄 금속 입자가 높은 반응 온도에서도 안정적으로 존재하기 때문에 기존 촉매의 상용화에 걸림돌이었던 낮은 내구성 문제도 해결했다.

윤창원 박사는 “암모니아를 이용한 대용량 수소 운반의 중요성은 날로 커지고 있으며, 선진국 간 원천기술 확보 경쟁이 치열하다”며 “현재 연구 개발 중인 대용량 암모니아 분해 수소생산 공정에 적용하면 궁극적으로 국가 간 대용량 수소운송 상용화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했다.

연구 결과는 에너지 환경 분야 국제 학술지 ‘Applied Catalysis B-Environmental’ 최신호에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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