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522가구 잠실 장미아파트 매물이 갑자기 사라진 이유는

하루가 다르게 매도 호가 오르자 공인중개사들 매수자 전화에 곤혹
꼬투리 안잡히려 네이버서 매물 빼…정부 불법거래 단속 강화도 영향 줘
  • 등록 2018-01-17 오후 2:39:34

    수정 2018-01-17 오후 6:35:23

△서울 송파구 신천동 장미아파트 전경. [사진=네이버 위성사진 캡쳐]
[이데일리 정다슬 기자] 인터넷 포털 네이버 부동산서비스에 등록돼 있던 대단지 아파트 매물이 최근 한꺼번에 사라지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서울 강남발 재건축 시장 과열에 정부가 단속에 나서고 하루가 다르게 매도 호가(집주인 팔려고 부르는 가격)가 오르자 아예 부동산 공인중개사들이 네이버에서 매물을 내리는 것으로 대응하고 있는 것이다.

업계에 따르면 지난 16일부터 네이버 포털에 등록됐던 서울 송파구 신천동 장미아파트(1·2·3차) 매물이 ‘0’을 기록하고 있다. 잠실 장미아파트는 1979년 입주해 재건축 연한(준공 후 30년)을 훌쩍 넘긴 총 3522가구의 매머드급 대단지다. 지하철 2호선 잠실나루역과 2·8호선 잠실역 더블 역세권인데다가 최근 잠실주공5단지처럼 일부 지역을 준주거지역으로 종 상향에 50층 높이 재건축을 검토하고 있어 재건축시장의 유망주로 주목받고 있다.

이렇다 보니 몸값이 날로 뛰면서 집주인들은 매물을 거두고 있다. 일부 부동산 중개업소들이 손님몰이를 위해 이미 거래가 끝난 매물 정보를 포털에 올리자 항의하는 일도 적지 않다. 장미아파트 단지 내 상가에 중개업 사무실을 운영하고 있는 한 공인중개사는 “가뜩이나 물건이 없는데 중복 매물을 없애고 거래 완료된 물건들을 모두 내리면 정말 올릴만한 물건이 없다”며 “막상 매수자들이 전화해서 물건(매물)을 물어봐도 매도자(집주인)의 마음이 바뀌면서 호가가 올라가니 아예 꼬투리를 잡힐 소지를 없애기로 했다”고 말했다.

정부의 강남 일대 현장 단속 역시 영향을 미쳤다. 정부가 ‘투기와의 전쟁’을 선포하며 서울 강남3구(강남·서초·송파구) 등 부동산 과열지역에 대해 기한 없는 불법거래 단속을 선언하자 최근 시세가 급등한 송파구 잠실·신천동 일대가 그 첫 번째 타깃이 될 것이라는 우려가 크다. 잠실주공5단지가 50층 재건축 확정 이후 가파른 시세 상승세를 보이고 있는 데다 최근 ‘36평 20억, 34평 19억원 밑으로는 팔지 말자’는 내용의 문서가 입주민들 사이에서 공유된 정황이 인터넷을 통해 퍼진 것 역시 불을 붙였다. 이런 상황에서 괜히 가격 정보를 포털에 노출할 필요가 없다는 것이 공인중개사들의 설명이다.

또 다른 공인중개사는 “간혹 나오는 한 두 건의 매물 정보는 문자메시지 등을 통해 알음알음 매수 희망자에게 보내주고 있다”며 “당분간 이런 흐름이 지속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포털사이트에 올라온 매물들이 한꺼번에 사라지는 현상은 비단 장미아파트뿐만이 아니다. 서울 용산구 동부이촌동 역시 포털사이트에 게재된 가격을 놓고 아파트 주민들과 중개업소 간 갈등이 벌어지면서 이촌코오롱·이촌현대맨숀·이촌우성·건영 한가람 등 대다수 아파트에선 매물이 사라졌거나 1~2건에 불과할 정도다. 이촌동 한 공인중개사는 “주민들이 가격이 낮게 형성됐다고 판단한 매물을 신고하면서 물건들이 많이 정리됐다”며 “실제 올릴만한 물건이 없는 것도 한 원인”이라고 말했다. 업계 관계자는 “매물은 적고 매수 희망자는 많은 ‘매도자 우위시장’에서 발생하는 집주인과 중개업소 간 갈등 현상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이데일리
추천 뉴스by Taboola

당신을 위한
맞춤 뉴스by Dable

소셜 댓글

많이 본 뉴스

바이오 투자 길라잡이 팜이데일리

왼쪽 오른쪽

스무살의 설레임 스냅타임

왼쪽 오른쪽

재미에 지식을 더하다 영상+

왼쪽 오른쪽

두근두근 핫포토

  • 화사, 팬 서비스 확실히
  • 아이들을 지켜츄
  • 오늘의 포즈왕!
  • 효연, 건강미
왼쪽 오른쪽

04517 서울시 중구 통일로 92 케이지타워 18F, 19F 이데일리

대표전화 02-3772-0114 I 이메일 webmaster@edaily.co.krI 사업자번호 107-81-75795

등록번호 서울 아 00090 I 등록일자 2005.10.25 I 회장 곽재선 I 발행·편집인 이익원 I 청소년보호책임자 고규대

ⓒ 이데일리.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