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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일(현지시간) CNBC, 로이터통신 등 외신 보도에 따르면 지난 23일 치러진 스페인 총선에서 스페인의 중도우파 정당인 국민당(PP)이 하원 전체 의석(350석) 중 136석을 차지했고 현 집권당인 중도좌파성향의 사회노동당(PSOE)이 122석을 얻었다. 절대 과반을 차지하려면 총 176석이 필요하지만 양측 모두 획득에 실패했다.
국민당은 극우파 복스(Vox·33석)와 의석수를 합쳐도 169석으로 연정 과반수를 구성하는데 필요한 176석에는 미치지 못한다. 사회당 역시 극좌파 수마르당(31석)과 힘을 합쳐도 153석에 불과하다.
의원내각제 국가인 스페인에서는 원내 1당 대표가 총리를 맡는 게 관례다. 이를 위해서는 하원 의원 과반수에 해당하는 176명의 찬성이 필요하다. 총 350석의 의회에서 정당 또는 연합이 과반수인 176석 이상을 차지해야 한다.
단독 과반 달성에 실패한 국민당이 극우파인 복스와 힘을 합치게 되면 1975년 프란시스코 프랑코의 독재가 끝난 뒤 48년여 만에 극우 정당이 정권에 참여하는 것이라고 로이터는 전했다. 다만 노골적인 반(反)이민·반소수자·반낙태 그리고 기후변화 회의론을 지지하는 복스의 성향 때문에 연정이 성사되지 않을 것이란 시선도 있다. CNBC는 알베르토 누녜스 페이호 국민당 대표가 이끄는 소속 의원들이 복스의 반소수자 및 인권 정책에 대해 우려를 제기해왔다고 전했다.
알베르토 누녜스 페이호 국민당 대표는 이날 “가장 많은 표를 얻은 당 대표로서 선거 결과에 따라 나라를 통치하도록 대화를 주도하고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당초 이번 총선에서는 제1야당인 국민당이 여유 있게 승리를 거두면서 극우 정당이 정권에 집입하는 우파 연정이 탄생할 것으로 예상됐다. 하지만 국민당이 과반 득표에 미치지 못하면서 앞으로 정부 구성을 위한 협상도 험로를 겪을 것으로 예상된다.
사회당의 페드로 산체스 총리는 “우파가 선거에서 과반을 얻지 못했다”며 “결과적으로 국민당과 복스 연합이 패배한 것이고 스페인이 뒤로 물러나기보다 앞으로 전진하길 바라는 국민이 더 많다는 뜻”이라고 강조했다.
연정 구성이 끝내 무산되면 다시 선거가 치러질 수도 있다. 스페인은 지난 2015년과 2019년 연정 불발로 인해 총선 후 약 6개월만에 선거를 또 치른 적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