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일 마켓포인트에 따르면 대표적인 환율 상승 수혜주인 현대차(005380)는 전거래일대비 4.32%, 6000원 상승한 14만5000원에 거래를 마쳤다. 기아차(000270) 역시 4.43%, 현대모비스(012330)는 6.2% 각각 강세를 보였다. 삼성전자(005930) 역시 0.08% 소폭이나마 상승했고 조선주 역시 현대중공업(009540)이 1.01%, 삼성중공업(010140)이 2.96% 올랐다.
최근 들어 실적 부진에 신음하고 있던 대형 수출주들이 환율 급등세에 힘입어 동반 강세를 기록한 셈이다. 이에 따라 유가증권 시장에서 대형주 지수는 홀로 0.31% 상승하면서 2.66%, 2.2% 하락한 중형주와 소형주 지수를 크게 앞질렀다. 특히 이날 외국인 매물이 쏟아진 코스닥은 25.22포인트, 3.25%나 급락한 751.04에 마감했다.
좀처럼 살아날 조짐을 보이지 않던 대형주가 최근 회복 기미를 보이고 있는 가장 큰 배경은 우호적인 환율이다. 수출 비중이 높은 대형주 입장에서는 원·달러 환율 상승으로 원화가 약세를 보이면 제품 가격 경쟁력을 높일 수 있는 우호적인 환경이 조성되기 때문이다.
조병현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미국 기준금리 인상 우려와 국내 경기 펀더멘털 부진 등이 환율 급등의 원인으로 지목되고 있는데 추가 상승 가능성이 있다”면서 “환율이 고점을 찍고 하향 안정화되는 과정에서는 수출 비중이 높은 코스피 중·대형주에 주목해야 한다”고 추천했다.
류용석 현대증권 연구원은 “코스피100지수가 직전 저점인 연초 수준을 회복했지만 과거와 달리 기관 순매도가 지속되고 있는데다 외국인 순매도세가 가세하고 있어 증시 추가 하락 방어를 장담하기 쉽지 않다”며 “수급과 펀더멘털 측면에서 부진한 대형주에 대해 당분간 보수적 시각을 유지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뿐만 아니라 아직까지는 환율 상승에 따른 일시적 강세일 뿐 실적 개선이 뒷받침되지 않고 있다는 유보론도 나오고 있다. 이재만 하나대투증권 주식전략팀장은 “자동차주 강세는 워낙 낮은 주가순자산비율(PBR)이 환율이라는 변수를 민감하게 받아들였기 때문”이라며 “구조적으로 수요가 같이 개선되고 환율이 뒷받침되면 좋지만 아직 이 부분에 있어서는 확신하기가 어렵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