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의 유통가, 연말 인사에 쏠리는 눈

강력한 인적 쇄신 나선 롯데, 인사 시기 앞당길지 주목
이달 중 신동빈 귀국 가능성…이후 본격적 검토할 듯
작년 이례적 10월 인사 이마트도 조기 인사 여부 눈길
  • 등록 2020-10-13 오전 11:54:03

    수정 2020-10-13 오후 9:37:20

서울 소공동 롯데백화점 본점(왼쪽)과 이마트 성수 본점(사진=각 사)
[이데일리 함지현 기자]‘온라인에 밀리고 코로나에 치이고…’

유통사들의 연말인사에 관심이 쏠린다. 일각에서는 코로나19의 직격탄을 맞은 주요 업체들이 위기를 극복하고자 인사시기를 앞당길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되고 있다.

13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이번 연말 인사에서 가장 눈길을 끄는 곳은 바로 롯데그룹이다. 롯데는 이미 그룹 2인자였던 황각규 부회장이 자리에서 물러나는 강력한 인적 쇄신을 단행한 바 있다.

인사 배경은 실적 부진이었다. 롯데는 지난 2분기 그룹 내 핵심 사업 중 한 축인 롯데쇼핑의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9.2% 감소한 4조 459억원을 기록했고 영업이익은 14억원으로 98.5% 급감했다. 코로나19로 인한 주요 사업부 부진의 여파다.

그동안 실적 위주의 인사를 해 온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은 그룹 수뇌부 교체를 신호탄으로 향후 강력한 후속 조치를 통해 위기 상황 조기 진화에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 이를 위해 평소보다 인사를 앞당길 수 있다는 예측이 나온다.

지난 8월부터 일본에 머물고 있는 신 회장은 이르면 이달 중 귀국할 전망이다. 이후 인사 문제를 본격적으로 검토할 것으로 관측된다. 롯데그룹은 지난달 전 계열사 임원단에 대한 인사평가를 마무리한 것으로 알려졌다.

신 회장은 빠르게 변화하고 있는 비즈니스 환경에 신속하게 대응하기 위해서는 젊고 새로운 리더가 필요하다고 보고 있다. 이에 전문성 있는 새로운 리더들을 발굴해 미래 성장을 위한 준비를 계속해 나가겠다는 방침이다.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왼쪽)과 정용진 신세계 부회장(사진=각 사)
이마트의 인사 시기도 관심사다. 신세계그룹은 매년 12월 1일자로 이마트와 신세계백화점 인사를 단행해왔다. 하지만 지난해 강희석 대표를 영입하는 과정에서 이례적으로 10월 인사를 실시했다.

당시 창사 이래 처음으로 분기 적자를 기록했다는 충격에 첫 외부 인사를 영입한 만큼, 조직 내부를 파악하고 내년 전략을 세우기 위한 물리적 시간을 벌어주기 위해서였다.

올해 또다시 이마트의 인사시기에 관심이 쏠리는 이유는 여전히 실적 개선이 더디기 때문이다. 이마트는 지난 2분기 기준 매출액은 3조 5538억원으로 2.9% 소폭 증가했지만 영업손실이 150억원으로 확대했다.

이명희 신세계 회장이 정용진 신세계 부회장과 정유경 신세계 총괄사장에게 지분을 증여하면서 두 사람이 각각 마트 부문과 백화점 부문의 최대주주로 올라섰다는 점도 주목할 만하다.

지금까지는 이 회장이 양 사의 최대주주를 유지하며 그룹 내 영향력을 행사해왔다. 하지만 코로나19로 인한 위기 상황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기 위해서는 각 사의 책임 경영이 중요하다고 판단했다. 이에 사실상 각자 맡아야 할 부문에 대한 교통정리를 마쳤다.

신속하고 선제적인 위기 극복이라는 숙제가 주어진 만큼 평소보다 좀 더 빠른 인적 쇄신에 나설 수 있다는 관측이 제기된다. 이르면 이달 중 인사가 이뤄질지 수 있다는 얘기도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인사는 예측할 수 있는 부분이 아니라 아직 시기 등에 대해서는 확실히 알 수 없다”며 “다만 위기 상황을 이겨내기 위해서는 인적 쇄신이 하나의 방법이 될 수는 있다”고 말했다.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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