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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통사들의 연말인사에 관심이 쏠린다. 일각에서는 코로나19의 직격탄을 맞은 주요 업체들이 위기를 극복하고자 인사시기를 앞당길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되고 있다.
13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이번 연말 인사에서 가장 눈길을 끄는 곳은 바로 롯데그룹이다. 롯데는 이미 그룹 2인자였던 황각규 부회장이 자리에서 물러나는 강력한 인적 쇄신을 단행한 바 있다.
인사 배경은 실적 부진이었다. 롯데는 지난 2분기 그룹 내 핵심 사업 중 한 축인 롯데쇼핑의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9.2% 감소한 4조 459억원을 기록했고 영업이익은 14억원으로 98.5% 급감했다. 코로나19로 인한 주요 사업부 부진의 여파다.
그동안 실적 위주의 인사를 해 온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은 그룹 수뇌부 교체를 신호탄으로 향후 강력한 후속 조치를 통해 위기 상황 조기 진화에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 이를 위해 평소보다 인사를 앞당길 수 있다는 예측이 나온다.
신 회장은 빠르게 변화하고 있는 비즈니스 환경에 신속하게 대응하기 위해서는 젊고 새로운 리더가 필요하다고 보고 있다. 이에 전문성 있는 새로운 리더들을 발굴해 미래 성장을 위한 준비를 계속해 나가겠다는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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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시 창사 이래 처음으로 분기 적자를 기록했다는 충격에 첫 외부 인사를 영입한 만큼, 조직 내부를 파악하고 내년 전략을 세우기 위한 물리적 시간을 벌어주기 위해서였다.
이명희 신세계 회장이 정용진 신세계 부회장과 정유경 신세계 총괄사장에게 지분을 증여하면서 두 사람이 각각 마트 부문과 백화점 부문의 최대주주로 올라섰다는 점도 주목할 만하다.
지금까지는 이 회장이 양 사의 최대주주를 유지하며 그룹 내 영향력을 행사해왔다. 하지만 코로나19로 인한 위기 상황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기 위해서는 각 사의 책임 경영이 중요하다고 판단했다. 이에 사실상 각자 맡아야 할 부문에 대한 교통정리를 마쳤다.
신속하고 선제적인 위기 극복이라는 숙제가 주어진 만큼 평소보다 좀 더 빠른 인적 쇄신에 나설 수 있다는 관측이 제기된다. 이르면 이달 중 인사가 이뤄질지 수 있다는 얘기도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인사는 예측할 수 있는 부분이 아니라 아직 시기 등에 대해서는 확실히 알 수 없다”며 “다만 위기 상황을 이겨내기 위해서는 인적 쇄신이 하나의 방법이 될 수는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