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이데일리 김겨레 기자] 중국 5대 국유은행이 예금 금리를 일제히 인하했다. 경기회복 둔화 우려가 커지고 있어 금리를 낮춰 내수 진작을 유도하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 중국 인민은행 (사진=AFP) |
|
8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공상은행·농업은행·중국은행·교통은행·건설은행 등 중국 5대 국유은행은 이날 요구불 예금 금리를 종전 0.25%에서 0.2%로 5bp(1bp=0.01%포인트) 인하했다. 3년 만기, 5년 만기 정기 예금 이율도 각각 2.45%, 2.5%로 15bp씩 낮췄다. 이는 중국 인민은행 산하 금리 자율기구의 지시에 따른 조처로, 중국 금융당국이 5대 국유은행에 예금 금리 인하를 명령한 건 지난해 9월에 이후 처음이다.
최근 중국의 주요 경제지표가 잇따라 시장 예상치를 밑돌면서 경기회복 둔화 우려가 커진 탓에 내수 진작을 위해 이같은 결정이 내려졌다는 분석이다. 중국의 5월 수출액은 전년동월대비 7.5% 감소해 3개월만에 마이너스로 돌아섰고, 수입액은 4.5% 줄어 8개월 연속 뒷걸음질쳤다. 5월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도 2개월 연속 50을 밑돌며 경기 위축을 가리켰다.
예금 금리를 내리면 은행이 비용을 절감할 수 있어 대출 금리를 낮출 여력이 생긴다. 대출 금리가 하락하면 돈을 빌리려는 수요가 늘어 기업 투자와 가계 소비를 촉진하는 효과가 있다. 즉 내수 진작을 위해 대출 수요를 일으키려 한다는 것이다. 4월 신규 위안화 대출은 7188억위안(약 137조8800억원)으로 6개월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또한 예금 금리가 낮아지면 저축 수요가 줄어 고객 자금 일부가 소비로 이동할 수 있다.
블룸버그통신은 “중국 정부가 경제 성장을 위한 더 많은 부양책을 내놓을 것이라는 기대가 높아지고 있다”며 “일부 이코노미스트들은 인민은행이 향후 몇 달 안에 지급준비율을 낮출 것으로 보고 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