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 닫는 국민청원..."이제 어디가서 하소연 하나"

文정부 상징 ''국민청원'' 서비스 종료
"시민 억울함 호소하고 공감 나누는 순기능 커"
尹정부, 국민 민원 통합플랫폼 준비 중
  • 등록 2022-05-09 오후 3:35:28

    수정 2022-05-09 오후 3:35:28

[이데일리TV 심영주 기자] 문재인 정부의 국민청원 게시판이 운영 5년 만에 문을 닫으면서 차기 정부는 어떤 방식으로 국민의견을 수렴할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문재인 정부의 국민청원 게시판이 운영 5년 만에 종료됐다.(사진=청와대 국민청원 홈페이지 갈무리)
9일 청와대는 “그동안 국민청원에 참여해 주신 여러분께 감사드린다”며 게시판 운영 종료를 알렸다.

‘국민이 물으면 정부가 답한다’는 취지로 개설된 청원 게시판은 문재인 정부 취임 100일째인 지난 2017년 8월19일 개설됐다. 청원인이 게시글을 올리면 100명의 사전 동의를 거쳐 정식 공개되고, 30일 안에 20만명 이상의 동의를 받으면 청와대나 정부 부처가 답변하는 식으로 운영됐다.

운영 기간 국민의 관심은 뜨거웠다. 지난달 18일 기준 청원 게시판 방문자 수는 5억1600만명, 청원에 동의한 총인원은 2억3000만명으로 집계됐다.

뜨거웠던 관심 만큼 긍정적인 평가가 많다. 개설 취지에 맞게 국민들이 활발히 의견을 개진했고, 제도 개선이 신속히 이뤄지는데 기여했다는 것. 실제로 ‘5년간 분야별 총동의 수’를 보면 반려동물·안전·환경 등이 상위권에 있을 만큼 그간 제도권 관심 밖이었던 이슈들이 국민청원을 통해 수면 위로 드러나는 성과가 있었다.

시민들 사이에서는 청원 게시판 폐지를 아쉬워하는 목소리가 나온다. 안모(33세)씨는 “어쨌든 힘없고 어려운 사람들이 억울한 일을 알릴 수 있는 곳이였는데 이제 없어진다고 하니 어디에 하소연을 해야 하나 싶다”고 토로했다. 김모(28세)씨는 “일단 국민청원을 통해 몰랐던 사건 사고가 알려진 것은 사실”이라며 “청원 제도는 없어지더라도 시민들이 보다 쉽게 문제를 공론화할 수 있는 다른 제도가 생겼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다만 부정적인 평가 역시 적지 않다. 청원 제도가 민주주의에 필수적인 ‘숙의 과정’을 오히려 방해하고 ‘대통령 만능주의’와 ‘엄벌주의’를 부추겼다는 것이다. 여기에 청원 게시판이 민원 해결의 장이 아닌 정쟁의 장으로 변질됐다는 비판도 제기됐다.

이와 관련해 대통령직 인수위원회는 청와대 국민청원을 보완, 개선해 통합 운영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인수위는 청와대 국민청원과 국민권익위원회 국민신문고, 행정안전부의 광화문 1번가 등 각각 운영되던 국민 민원 플랫폼을 하나로 통폐합하는 방안을 논의 중이다. 이에 새 정부 출범 이후에도 청원 제도의 취지는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앞서 인수위는 국민 의견을 수렴해 국정과제에 반영하기 위해 국민청원과 유사한 ‘국민이 당선인에 바란다’ 게시판 운영을 시작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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