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한일정상회담 겨냥 ICBM 발사…비상식적 미사일 도발 지속

尹대통령 출국 직전 일본 열도 쪽으로 미사일 쏴
지소미아 정상화 등 한일간 군사협력 강화 의식한듯
앞선 도발서 전례 없는 지역 발사 장소로 골라
전략적·전술적 효용성 낮은 방식으로 의도성 드러내
  • 등록 2023-03-16 오후 3:51:56

    수정 2023-03-16 오후 7:33:21

[이데일리 김관용 기자] 북한의 ‘미사일 도발’이 다양해지고 있는 모양새다. 전례 없는 지역을 발사 장소로 선택하는가 하면 전술적·전략적 효용성이 낮은 방법을 시도하고 있는 것이다. 16일에는 윤석열 대통령이 도쿄로 출국하기 직전 일본 열도 방향으로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을 쐈다.

우리 군은 이날 오전 7시 10분께 평양 순안 일대에서 발사한 장거리 탄도미사일 1발을 포착했다. 정상각도(30~45도)보다 높은 고각으로 발사돼 약 1000㎞를 비행 후 동해상에 탄착했다. 일본 방위성은 이번 북한 ICBM이 정점고도 약 6000㎞를 기록했으며 약 70분을 비행해 훗카이도 와타시마 섬 서쪽 약 200㎞ 해상에 떨어졌다고 밝혔다.

북한이 건군절(인민군 창건일) 75주년인 지난 2월 8일 평양 김일성광장에서 개최한 열병식에서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화성-17형을 대거 선보이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합참 관계자는 “현재까지 탐지된 사항을 근거로 보면 화성-17형과 유사하다”면서도 “다만 일부 탐지된 제원상에 일부 차이가 있어 한미가 긴밀히 공조하에 분석하고 있다”고 전했다. 화성-17형은 지난해 11월 18일 최고 고도 6100㎞, 비행거리 1000㎞, 최고 속도 마하 22를 기록한 바 있다. 이번 ICBM의 고도와 거리가 당시와 유사해 속도가 넉 달 전과 차이가 있었을 가능성이 제기된다.

특히 북한의 이날 미사일은 윤석열 대통령의 한일정상회담에 대한 강한 불만을 표출하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윤 대통령의 이번 방일을 계기로 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지소미아)을 정상화 하는 등 한일 간 군사 협력이 증대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한미 간 연합훈련에 이어 한일 정부 간 공조가 가속화 하는데 대한 반발 차원이라는 게 군 당국 분석이다.

북한은 의도성 도발을 지속하고 있다. 지난 14일 단거리 탄도미사일(SRBM) 2발을 쏘면서 발사 장소로 황해남도 장연 일대를 선택했다. 이 지역에서 탄도미사일 발사는 처음이다. 한미의 감시가 소홀할 것으로 보이는 지역을 골라 기습 발사 능력을 시험해봤을 수 있다는 것이다. 12일에는 처음으로 ‘잠수함발사순항미사일’(SLCM)을 쐈다. 잠수함에서 전략적 효용성이 떨어지는 순항미사일을 발사한 것은 공격 수단을 다양화하기 위한 것으로 해석된다.

북한은 9일에도 내륙 호수 중앙 지점에 이동식발사대(TEL)를 모아놓고 단거리 미사일 보다 사거리가 짧은 근거리 탄도미사일 6발을 동시에 쐈다. 상식적으로 무기체계를 밀집시켜 발사하는 것은 전술적으로 맞지 않다는 게 군 당국 분석이다. 이례적인 발사 방식으로 혼선을 유발하려 했다는 얘기다. 군 관계자는 “의도적으로 한미연합연습 ‘자유의 방패’(FS) 관련 무력 시위를 한 것으로 본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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