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창규 KT 회장은 최근 전 직원에게 보낸 이메일에서 직원들을 격려했다. 그는 “본업인 통신사업이 얼마나 중요한가 망각하고, 기존 고객과 시장 방어를 무시했었다”면서 “인터넷, TV, 모바일 고객은 다른 사업을 할 때 꼭 필요한 기반이 된다”고 부연했다.
황 회장이 KT 최고경영자(CEO)로 선임된 것은 1월 27일, 7개월 동안 많은 일들이 있었다. 8300명이 명예퇴직으로 회사를 떠났고, 엔지니어링 자회사인 KT ENS가 금융권 사기대출에 연루돼 법정관리됐으며, 개인정보 유출 사건으로 대규모 피해보상 위기에 처하게 됐다. KT ENS 사기대출 사건과 870만 가입자 개인정보 유출 사건은 모두 전임 이석채 회장 때 발생했지만, 황 회장 취임직후 터지면서 내부를 추스르기 쉽지 않았다. 대규모 구조조정에 따른 특별 위로금 등으로 2분기 8130억 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하기도 했다.
무선사업, 바닥 찍고 도약…추석 특수 노린다
그러나 이젠 한숨을 돌린 것으로 보인다. 주요 매출원인 무선 분야가 바닥을 치고 올라오는 모양새이기 때문이다. 실제로 KT는 지난 7월 말 현재 알뜰폰 포함 1689만 2495명의 가입자를 유치해 시장점유율 30.13%를 기록했다. 이는 이석채 전 회장 활동 초기인 2010년 31.6%의 점유율보다는 낮지만, 30.09%(2013년)보다는 다소 오른 수치다.
한국통신사업자연합회에 따르면 추석 기간 중 번호이동건수가 평시보다 최대 17%까지 증가했다. 올해 7,8월의 경우 번호이동 건수가 1만 6000건 수준으로 냉각됐다는 점을 고려하면, 휴대폰을 바꾸려는 대기 수요자들이 올해 추석 특수를 이용할 가능성이 상당하다는 분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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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 회장은 개인정보유출 사건이 알려진 뒤 정보보안단을 신설하고, 정보보호최고책임자(CISO) 직급을 상무급에서 전무급으로 격상하면서 신수정 전 인포섹 대표를 영입한했다. IT서비스 자회사인 KTDS도 시큐아이닷컴 출신의 보안 전문가 윤덕상 상무(정보보호센터장)를 데려왔다. 신수정 단장과 윤덕상 상무는 국내 보안 컨설팅 태동기부터 활약한 국내 최고의 보안 전문가들이다.
KT 관계자는 “황 회장이 기업문화실을 만든 데 이어 이메일 소통에 적극적으로 나서는 것은 KT그룹의 위기가 바닥을 찍고 비상하는 일만 남았기 때문 아니겠느냐”면서 “어려운 살림에 400여 명의 대졸사원 공채에 나선 것도 같은 맥락”이라고 말했다.
KT그룹은 9월 1일부터 대졸 신입사원 공채에 나선다.KT본사 영업관리, 네트워크, R&D분야 200여 명, BC카드, KTDS, KTH, KT스카이라이프 등 8개 계열사의 15개 분야 200여 명 등이다. 상반기에는 구조조정 등을 이유로 공채가 없었고, 지난해에는 고졸 550여 명을 포함해 1000여 명을 뽑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