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자리 늘리려는 근로시간 단축 "오히려 年40만개 줄여"

파이터치연구원 '주52 근로시간 단축의 경제적 파급효과' 조사
"근로시간 단축 시 내년 일자리 40.1만개 감소" 주장
줄어드는 일자리 중 58.6% 숙련공 "원천적 재검토 필요"
  • 등록 2019-02-19 오후 12:00:00

    수정 2019-02-20 오후 7:38:41

근로시간 단축의 연간 경제적 파급효과 (제공=파이터치연구원)
[이데일리 강경래 기자] 근로시간 단축 시행으로 일자리가 줄어들 수 있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이는 일하는 시간을 줄여 일자리를 늘리겠다는 정부 주장에 반하는 내용이어서 주목된다.

파이터치연구원은 19일 서울시 여의도 중소기업중앙회에서 기자간담회를 열어 ‘주52 근로시간 단축의 경제적 파급효과’를 주제로 한 연구결과를 발표했다.

이 자리에서 김재현 파이터치연구원 연구위원은 “주 52시간 근무제를 본격 시행할 경우 연간 일자리 약 40만 1000개가 줄어들 것”이라며 “총 임금소득은 약 5조 6000억원, 실질 GDP(국내총생산)는 약 10조 7000억원, 소비는 약 5조 5000억원, 투자는 약 1조 8000억원, 기업 수는 약 7만 7000개 감소할 것”이라고 밝혔다.

김 위원은 “근로시간이 줄면 노동공급이 감소하고, 이는 단위임금 상승으로 이어져 결국 일자리가 줄어든다”며 “일자리가 줄면 생산이 줄고 이는 GDP 감소로 이어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근로시간 단축으로 인해 비숙련공보다 숙련공(비반복적 노동) 일자리가 더 줄어들 전망이다. 파이터치연구원 측은 근로시간이 감소할 경우 숙련공 일자리가 연간 23만 5000개 줄어들 것이라고 설명했다. 줄어드는 일자리 10명 중 6명이 숙련공인 셈이다. 비숙련공 일자리 감소(16만 6000개)보다는 약 40% 많은 수치다.

라정주 파이터치연구원 원장은 “근로시간을 줄이면 숙련공일 경우 사람을 단기간에 충원하기 어렵다”며 “때문에 숙련공을 많이 고용하는 기업은 규모 축소가 불가피하며 심지어 폐업할 수도 있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김재현 위원은 “현 경제상황과 함께 이번 조사결과를 고려할 때 주 52시간 근무제를 원천적 측면에서 재검토할 필요가 있다”며 “만약 재검토가 어려울 경우 탄력근무제 단위기간을 최대 1년까지 확대해 기업 부담을 완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탄력근로제 단위기간과 관련, 독일은 6개월, 미국과 일본은 1년까지 허용하고 있다.

이어 “다만 데이터센터와 응급센터 등 장시간 노동이 필요한 업무에는 탄력근로제 적용이 어렵다”며 “때문에 업무 특성을 고려한 근로시간 단축 예외를 허용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근로시간 단축(주68→52시간)은 300인 이상 사업장을 대상으로 지난해 하반기부터 적용하기 시작했다. 이후 50∼300인 사업장은 내년, 50인 이하는 2022년부터 적용된다. 파이터치연구원은 이번 조사를 고용노동부 ‘2016년 고용형태별 근로실태조사’ 자료에 근거해 지난해 9월부터 올해 1월까지 5개월 간 진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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