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SF2011]"또 너냐?"..부채한도 논란, 루빈의 쓴소리

의회 정치이슈화 비판.."구식법" 직격탄
EU 재정위기·亞 도전과제들도 변수 "국제공조로 풀어야"
  • 등록 2011-06-14 오후 7:46:19

    수정 2011-06-15 오전 8:16:54

[이데일리 원정희 기자] 로버트 루빈 미국 전 재무장관(사진)이 지난 1995년 재무장관 시절 발목이 잡혔던 미국의 부채한도 상향의 의회승인안이 또 다시 미국 경제의 발목을 잡고 있다. 더블딥에 대한 우려가 사그라들지 않는 상황에서 이같은 구식법이 미국 경제에 대한 신뢰를 깨뜨리고 경제발전에 장애가 될 수 있다는 게 루빈 전 재무장관의 시각이다.

14일 이데일리가 개최한 제2회 세계전략포럼(WSF) 기조연설자로 나선 루빈 전 장관은 미국 연방정부에서 돈을 더 빌리려면(국가부채 한도 확대) 상원이 승인해줘야 하는 부채한도법을 또다시 `구식법`이라고 꼬집으며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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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면서 부채한도를 승인해주냐 마느냐에 대한 경제 이슈를 놓고 정치이슈화 하고 있는 현재의 미국 내 상황을 미국 경제 회복의 가장 큰 걸림돌로 지목한 것. 미국의 재정적자 해소와 국가채무 법적 한도 인상을 위한 정치적 합의가 지연되고 있는 것을 두고 한 얘기다.

루빈은 단기적으로 미국 경제의 회복이 더딜지언정 더블딥 가능성은 희박하다고 낙관했다. 그러나 이같은 미국 내부 상황은 루빈의 단기 전망을 흔들 정도로 강력한 변수로 대두되고 있다고 봤다.

미국 재무성은 오는 8월1일이면 현재의 채무한도를 다 소진할 것으로 밝히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공화당이 2조 달러 이상의 재정지출 삭감을 채무한도 인상 조건으로 제시한 상태.

루빈은 "예산심사를 위해 의회가 이를 악용하고 있다"며 "부채한도를 올리는 것을 협상카드로 이용하는 것은 위험한 일"이라고 비판했다.

그는 의회에서 부채한도를 끝까지 안올려주기는 사실상 불가능하다고 봤지만 정치란게 여러 변수들이 있는 만큼 이번 논쟁은 오래 갈 것이라고 내다봤다. 하지만 이는 결국 미국 경제에 해가 될 수밖에 없고 이제는 이를 시의적절하게 풀어가는게 가장 중요하다고 인식했다.

루빈은 미국경제에 미칠 대외요인으로는 유럽의 재정위기를 꼽았다. 유럽 사회의 추가 지원 논의가 지지부진한 가운데 그리스 국가신용등급 강등 소식이 전해지면서 세계경제가 위협을 받고 있는 상황에서 유럽발 위기는 미국의 숨통을 더욱 옥죄이는 형국.

그러나 루빈 역시 그리스 지원에 대한 해답을 내놓진 못했다. 루빈은 "유럽의 각 국가들이 모든 채무 불이행 국가를 지원해 줘야 하는지 아니면 그리스만 지원해 줘야 하는지 등 복잡한 문제가 있어 답을 내기 쉽지 않다"며 "결국 유럽이 어떤 정치적 결정을 내리느냐에 달려 있다"라고만 언급했다.

다만 최후의 보루인 독일이 어떤 결정을 내릴지 등의 정치적 해답이 나오지 않으면 한 국가의 위기가 다른 국가들에 전염될 수 밖에 없다는 점은 분명했다.

루빈이 꼽은 또 다른 변수로는 아시아 신흥국들의 부상이다. 그동안 아시아 시장의 부상으로 미국도 상당한 혜택을 봤다. 현재 아시아 국가들이 처한 인플레이션이나 경착륙 등의 도전과제를 해결하지 못하면 결국 다른 나라들도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는 위기의식 또한 크게 자리잡고 있다.

아시아의 물가상승으로 인해 미국이 금리인상 등을 고민해야 한다면 미국의 경제회복에도 브레이크가 걸릴 수밖에 없다는 의미로도 풀이된다.

결국 루빈이 이같은 변수를 위협요소로 제기하면서 가장 하고 싶었던 이야기는 `국제공조`였다.

루빈은 "이런 고도의 불확실성을 안고 가는 시대는 그동안 없었다"고 인식했다. 때문에 초국가적인 거버넌스 체제를 갖춰야 한다"고 역설하고 있는 것. 아무리 강대국이라고 해도 혼자서 해결할 수는 없다는 메시지를 전하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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