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벨문학상 한강 초상화 `물밑지원` 교보문고에 걸렸다

10일 노벨상 수상자 광화문점 전시공간 재단장
신용호 창립자 한국 수상자 위해 남겨둔 빈자리
교보생명 출연한 대산문화재단 문학계 지원
한강 ‘채식주의자’ 영역 출판 지원 부커상 기여도
  • 등록 2024-12-10 오전 11:01:40

    수정 2024-12-10 오전 11:58:50

[이데일리 김미경 기자] 역대 노벨상 수상자 초상화를 전시하고 있는 교보문고 광화문점에 소설가 한강의 얼굴이 걸렸다. 미래의 한국인 노벨상 수상자를 위해 비워놓았던 자리다.

교보문고와 대산문화재단은 10일 교보문고 광화문점에 위치한 ‘노벨상 수상자 초상화 전시공간’을 재단장하면서 한강 작가의 초상화를 전시했다고 밝혔다.

교보문고 광화문점 ‘노벨상 수상자 초상화 전시공간’에 걸린 한강 작가의 초상화(사진=교보문고).
이 공간은 현재 광화문점과 세종로 지하보도를 잇는 출입구 통로에 마련한 상설 전시 자리다. 교보문고를 이용하는 청소년들과 젊은이들이 초상화를 보며 세계적인 석학으로 성장하기를 바라는 대산 신용호 교보생명 창립자의 아이디어로 1992년 처음 마련됐다. 이후 2014년 현재 위치로 옮겨졌고 10년 만에 새 단장을 마친 것이다.

전시공간에는 알베르 카뮈, 알베르트 아인슈타인, 김대중 등 노벨문학상·물리학상·평화상 등 각 부문 수상자들의 초상화와 함께 미래의 노벨상 수상자를 위한 빈 초상화 공간을 함께 전시해 ‘당신이 이 자리의 주인공입니다’라는 특별한 메시지를 전해왔다.

신용호 창립자는 돈이 안 된다는 주변의 만류를 무릅쓰고 1980년 교보문고를 설립했다. 설립 당시 “사통팔달 대한민국 제일의 목에 청소년을 위한 멍석을 깔아줍시다. 와서 사람과 만나고, 책과 만나고, 지혜와 만나고, 희망과 만나게 합시다. 책을 읽은 청소년이 작가나 대학교수, 사업가, 대통령이 되고 노벨상도 탄다면 그 이상 나라를 위하는 일이 어디 있겠습니까”라는 소신을 밝혔다.

교보문고 광화문점 ‘노벨상 수상자 초상화 전시공간’에 한국인 최초로 노벨문학상을 받은 한강 작가의 초상화가 걸리고 있다(사진=교보문고).
이번 전시공간의 재단장은 아시아 여성작가 최초이자, 한국의 첫 노벨문학상 수상으로 국내 문학의 위상을 높인 한강 작가를 계기로 약 10년 만에 진행됐다.

한강 작가는 교보생명과 특별한 인연이 있다. 교보생명이 출연한 대산문화재단은 오랫동안 한국 문학의 번역 및 해외 출간을 지원해 왔다. 한강 작가의 ‘채식주의자’ 영역 출판을 지원해 2016년 부커상을 받는 데도 기여했다. 대산문화재단은 신용호 창립자가 1992년 설립했으며, 그의 아들 신창재 교보생명 대표이사가 재단 이사장을 맡아 30년 넘게 한국 문학의 세계화를 지원하고 있다.

이날 공개된 초상화는 전통 회화에 다양한 기법으로 액션을 담아내는 박영근 화가(성신여대 서양화과 교수)의 작품이다. 기존에 전시됐던 헤밍웨이, 아인슈타인 초상화도 박 작가의 작품이다.

교보문고 관계자는 “한강 작가의 노벨문학상 수상을 다시 한 번 축한다”며 “전시공간에 담긴 신용호 창립자의 뜻처럼 이 공간을 오가는 많은 분이 독서와 함께 나만의 역량을 키워 훌륭한 미래 인재로서 다음 초상화의 주인공으로 만날 수 있길 바란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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