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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김정현 기자] 호전되나 했던 국내 수출 경기가 5월 들어 급격히 악화된 것은 미·중 무역분쟁 격화에 따라 미국경기에 불확실성이 커졌기 때문이라는 한국은행의 분석이 나왔다.
한국은행은 8일 발간한 통화신용정책보고서에 ‘최근 미·중 무역분쟁이 우리 수출에 미친 영향’을 수록한 뒤 “올해 5월 이후 미·중 무역분쟁이 심화하면서 우리 수출의 감소 폭이 확대됐다”고 밝혔다.
한은은 지난 5월 이후 급격히 악화한 국내 수출경기 원인을 분석하기 위해 이번 보고서를 작성했다.
지난 4월까지만 해도 국내 수출경기가 호전되는 것 아니냐는 긍정론이 있었다. 지난해 12월부터 올해 3월까지 4개월 연속 마이너스(-) 증가율을 보이던 수출물량지수가 4월(+2.2%) 들어 플러스 전환해서다.
이 같은 예상치 못 했던 수출 둔화는 지난 5월 중순 미국 정부가 대중(對中) 추가 관세를 부과하는 등 미·중 갈등이 재점화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미·중 갈등에 따라서 향후 경기가 요동칠 수 있다는 ‘불확실성’이 생기자, 미국을 비롯한 주요 수입 상대국들이 수입을 미뤘다는 것이다.
보고서에 따르면 각 기관의 성장률 전망치 분산을 토대로 추산한 미국 경제성장률 불확실성이 0.1%포인트 높아질 때, 국내 수출물량지수는 2.3%포인트 하락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미·중의 최근 갈등은 반도체경기 회복을 지연시키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보고서에 따르면 미·중 무역갈등이 정보기술(IT) 분야로 확대되면서 국내 반도체 수출물량 회복세를 둔화시키고 단가하락에도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은 관계자는 “호전되는가 싶었던 국내 수출 경기가 5월 이후 둔화됐다”며 “앞으로 미·중 무역분쟁을 둘러싼 불확실성이 지속될 것으로 보이는 만큼 글로벌 통상여건 변화가 국내 경제에 미치는 영향을 주의깊게 살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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