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초단기 금리 상승세..은행권 회복 신호?

1년8개월만에 기준금리 수준으로
은행들, 과잉유동성 축소 나서
  • 등록 2011-01-31 오후 3:43:52

    수정 2011-01-31 오후 4:04:30

[이데일리 김기훈 기자] 유로존(유로화 사용 17개국) 재정위기 확산에 대한 우려 속에서도 은행간 초단기 금리가 상승하며 은행권 회복에 대한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향후 위기에 대비해 유동성 축적에만 몰두했던 은행들도 점차 돈 풀기에 나서면서 이 같은 분위기를 반영하는 모습이다.

▲ 유럽 은행간 초단기 금리(오니아) 2년 추이
30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는 유로존 은행 간 하루짜리 초단기 금리 `오니아`(Eonia)가 금융위기 이전 수준을 되찾고 있다며 이는 유럽 은행권의 상황이 나아지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평가했다.

지난주 오니아는 2009년 6월 이후 약 1년8개월만에 처음으로 1%를 넘어섰다. 이는 유로존의 기준금리인 1%를 웃도는 것으로, 금융위기 발발 이후 지속적으로 유로존 금리 아래에 머물렀었던 오니아가 정상화되고 있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이와 더불어 은행권의 과잉 유동성은 점차 축소되며 신용 경색의 우려를 완화시키고 있다. 은행권의 과잉 유동성 규모는 작년 6월 3500억유로를 기록한 이후 감소세를 보이며 지난주엔 700억유로까지 줄어든 것으로 파악됐다.

위르겐 스타크 유럽중앙은행(ECB) 집행이사는 지난주 가진 연설에서 "시장 상황이 호전되고 있다"는 발언을 내놨다. 돈 스미스 아이캡 이코노미스트도 "유로존 은행시스템에 대한 신뢰는 점차 회복하고 있다"며 "이는 은행 상호 간의 대출이 증가할 것이라는 신호"라고 말했다.

다만 낙관론에 대해서는 경계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도 있다. 그리스와 아일랜드, 포르투갈 등 재정불량국에 기반을 둔 다수의 은행이 여전히 자금 조달에 어려움을 겪으며 ECB의 대출에만 의존하고 있는 만큼 시장 상황이 급변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FT는 금융 환경의 개선은 리먼브러더스 파산 이후 제로(0) 수준의 금리를 유지하고, 은행권에 대해 제한 없는 대출을 제공하는 등 예외적인 통화정책을 시행했던 ECB의 출구전략을 부추길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에 따르면 ECB는 다음 달 3일 있을 금융정책결정회의에서는 금리를 동결하는 한편 3월 회의에서 향후 기조 변화에 대한 의견을 밝힐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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