늘어나는 디지털 성범죄…피해자 지원 실적도 ‘껑충’

2021년 ''디지털 성범죄 피해자 지원센터'' 운영 실적
아동·청소년 대상 성착취물 선제적 삭제 법개정…4.6만여건 삭제지원
남성 피해자수 전년 대비 2배 증가한 26.5%…몸 캠 피싱 피해 두드러져
정영애 장관 “센터 인력 보강, 아·청물 선제적 삭제지원 확대”
  • 등록 2022-04-04 오후 12:09:08

    수정 2022-04-04 오후 12:09:08

[이데일리 김경은 기자] 디지털 성범죄와 관련해 아동·청소년 대상 성착취물에 대해 피해자 요청 없이 사전 모니터링을 통해 적발이 가능해지면서 지난해 디지털 성범죄 영상물 삭제 지원 건수가 가파르게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여성가족부와 한국여성인권진흥원은 4일 ‘2021년 디지털 성범죄 피해자 지원센터(이하 지원센터)’ 운영 결과 총 6952명에게 상담, 피해 촬영물 삭제지원, 수사·법률·의료 지원 연계 등 약 18만8000건의 서비스를 지원했다고 밝혔다. 전년 대비 피해자 수는 약 39.8%, 서비스 지원 건수는 10.2% 증가한 것이다.

24시간 상담체계 도입과 더불어 아동·청소년 성착취물과 수사기관 요청에 따른 피해 촬영물을 선제적으로 삭제 지원하면서 지원실적이 큰 폭 증가한 것으로 풀이된다. 또 지난해 경북, 경남, 대구, 부산, 전북, 제주, 충남 등 7개 지역에 디지털 성범죄 지역 특화상담소와 서비스를 연계해 복합적 지원이 이뤄진 것도 한 원인으로 보인다.

지난해 6월 성폭력방지법 개정으로 아동ㆍ청소년 성착취물은 피해자의 요청 없이도 사전 모니터링을 통해 선제적으로 삭제 지원할 수 있게 됐다. 이에 유해 사이트 모니터링을 통해 총 삭제지원 건수의 27.5%에 달하는 4만6682건을 선제적으로 삭제지원했다.

피해자 성별은 여성 5109명(73.5%), 남성 1843명(26.5%)으로, 남성 피해자의 수가 전년(926명) 대비 약 2배 증가한 것이 두드러진다. 이는 불법 촬영 협박(몸 캠 피싱) 피해 신고 건수 급증이 원인으로 분석된다.

연령별로는 10대(21.3%)와 20대(21.0%)가 전체의 42.3%인 2942명으로 연령을 밝히지 않은 피해자 46.4%(3,229명)를 제외하고 다수를 차지하고 있다. 이를 통해 디지털 성범죄 피해가 상대적으로 디지털 기기나 온라인 환경에 친숙한 저연령층에서 많이 발생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피해자와 가해자의 관계는 가해자를 특정할 수 없는 경우가 51.7%로 가장 높고, 이어 일시적 관계 28.2%, 모르는 사람 7.9%, 친밀한 관계 7.8% 순이다.

접수된 피해 유형에서는 유포불안이 25.7%로 가장 많고, 다음으로 불법촬영 21.5%, 유포 20.3% 순이다.

피해 촬영물 삭제지원을 플랫폼 별로 보면 성인사이트가 5만9113건(34.8%)으로 가장 많았고, 다음으로 소셜미디어 3만1980건(18.8%), 검색엔진 3만372건(17.9%) 등의 순으로 나타났다.

피해 촬영물과 함께 피해자를 식별할 수 있는 이름, 나이, 소속 등 개인정보가 유출된 경우도 15%에 달했다.

지원센터는 2018년 4월 여성가족부 산하 한국여성인권진흥원에 설치된 이후 디지털 성범죄 피해자 보호와 지원을 위해 피해 촬영물을 신속하게 삭제 지원하고, 365일 24시간 상담과 수사·법률·의료지원 연계 등 필요한 서비스를 종합적으로 제공하고 있다. 개소 이후 총 1만2661명의 피해자에게 총 49만4079건의 서비스를 제공했다.

지원센터는 피해지원 효율화를 위해 기술 개발, 시스템 고도화뿐 아니라 해외 유관기관과의 공조도 강화하고 있다. EU 국제인터넷핫라인협회(INHOPE), 미국 쏜(THORN), 캐나다 아동보호센터(C3P)와 공조체계를 구축해, 해외 서버를 사용하는 불법 성인사이트에 게시된 피해영상물을 일괄 삭제한 것이 가장 큰 성과로 꼽힌다. 아울러 불법촬영물에서 ‘특정 얼굴 검색이 가능한 기술’을 개발 중이다.

정영애 여성가족부 장관은 “디지털 성범죄 피해자는 남녀의 구분이 없으며, 시공간 제약이 없는 온라인의 특성상 유포 시 반복적인 피해가 발생하는 등 그 피해가 심각하므로 무엇보다 신속하고 전문적인 삭제지원이 필수적”이라며 “디지털 성범죄 피해자 지원센터의 전문인력을 지속적으로 보강하고, 아동·청소년 성착취물에 대한 선제적 삭제를 강화해 나가겠다”라고 밝혔다.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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