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 중앙은행 3개월 만에 금리 4.1%로 동결

1년여만에 금리 400bp 인상 후 '숨고르기'
"경제 불확실성 감안"…인상 재개 여지도
  • 등록 2023-07-04 오후 5:01:33

    수정 2023-07-04 오후 5:01:33

[이데일리 박종화 기자] 두 달 연속으로 기준금리를 올렸던 호주 중앙은행인 호주준비은행(RBA)이 3개월 만에 금리를 4.1%로 동결했다. 금리 인상이 경제와 물가 등에 미치는 영향을 관망할 필요가 있다는 이유에서다. 다만 몇 달 안에 금리 인상을 재개할 것이란 관측이 아직 우세하다.

(사진=AFP)


4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RBA는 이날 통화정책회의를 열고 기준금리를 4.10%로 동결하기로 결정했다. 3개월 만에 나온 동결 조치로 RBA는 지난 5월과 6월 기준금리를 각각 25bp(1bp=0.01%포인트) 인상했다. 이번 회의를 앞두고 로이터가 이코노미스트 31명에게 실시한 설문조사에선 16명은 25bp 인상을, 15명은 동결을 전망했다.

그간 RBA는 매파(긴축 선호파)적 정책 행보를 밟아왔다. 지난해 5월 금리 인상을 시작해 1년여 만에 금리를 4.10%까지 400bp 올렸다. 11년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다.

그런 RBA가 금리 인상을 잠시 멈춘 건 금리 인상 영향에 대한 불확실성 때문이다. 필립 로 RBA 총재는 “경제 전망을 둘러싼 불확실성을 감안해 위원회는 이달 금리를 동결하기로 결정했다”며 “동결 결정은 금리 인상의 영향과 경제 전망을 평가하는 데 필요한 시간을 줄 것”이라고 했다. 여기에 5월 호주의 물가가 전년 대비 5.6% 상승, 4월(6.8%)보다 오름폭이 줄어든 것도 RBA가 금리를 동결할 수 있는 여지를 준 것으로 보인다.

다만 블룸버그통신은 이번 RBA 결정을 ‘매파적 동결’이라고 평가했다. 블룸버그가 실시한 이코노미스트 설문조사에선 RBA가 연내에 금리를 두 차례 더 올릴 가능성이 평균 70%로 집계됐다. 마르셀 틸리언트 캐피털이코노믹스 선임연구원은 “노동시장이 여전히 매우 타이트하고 단위 노동 비용이 급등하며 주택 가격이 급반등하고 있는 상황에서 8월에 금리를 25bp 인상할 가능성이 있다고 본다”고 했다.

로 총재 역시 다시 금리 인상에 나설 가능성을 감추지 않았다. 그는 “높은 인플레이션은 모든 사람의 삶을 어렵게 만들고 경제 기능을 훼손한다”며 “통화정책위원회는 인플레이션을 목표치(연간 2~3%)로 되돌리겠다는 단호한 결의를 유지하며 이를 달성하기 위해 필요한 조처를 할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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