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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룸버그는 이날 “삼성전자는 사상 최대 실적과 이에 따른 사상 최고 주가 등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해야 할 일이 남아 있다”면서 “새로운 대표(new boss)를 찾는 일”이라고 보도했다. 그러면서 김기남 삼성전자 반도체총괄 사장, 신종균 삼성전자 IT·모바일(IM) 부문 사장, 윤부근 삼성전자 소비자가전(CE) 부문 사장, 진교영 삼성전자 디바이스솔루션(DS) 메모리사업부장(부사장), 전동수 삼성전자 의료기기사업부 사장,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 등 6명을 후보자로 선정했다.
권 부회장은 지난 13일 삼성전자 대표이사(부회장)와 삼성디스플레이 대표이사(부회장)에서 모두 내려올 것이라며 전격 용퇴를 선언했다. 그는 “젊은 리더십이 필요하다”면서 세대 교체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블룸버그는 권 부회장의 이같은 결정이 이건희 회장의 장기 입원과 이재용 부회장의 징역 5년형 선고에 따른 것이라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31일 3분기 실적 발표 자리에서 차기 사령탑 등에 대한 질문을 받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삼성전자는 지난 2012년 말 디바이스솔루션-IT·모바일-소비자가전 등 3대 부문을 필두로 하는 조직 개편을 단행하고 ‘3인 대표’ 체제로 회사를 운영해 왔다. 재계 안팎에서는 권 부회장의 용퇴를 계기로 삼성전자의 사장단 인사와 조직 개편 단행이 이뤄질 것으로 보고 있다. 블룸버그는 삼성전자의 리더십 공백을 채워줄 6명의 후보에 대해 간략히 소개했다.
3인 대표 중 가장 유력한 차기 사령탑으로 꼽히는 김기남 사장은 2014년부터 삼성전자 반도체 총괄 사장을 맡았으며 권 부회장을 도와 삼성전자가 매출을 극대화시킬 수 있는 체계를 만드는데 일조했다. 그는 1981년 삼성그룹에 입사해 30대 후반 임원이 됐다. 이후 삼성전자의 메모리칩 개발을 주도하며 시장을 선도했다. 삼성전자는 웹사이트에서 김 사장에 대해 “차세대를 이끌어갈 기술을 개발·육성하는데 기여했다”고 평가하고 있다. 기업 경영성과 평가사이트 CEO스코어의 박주근 대표는 “1년 전부터 김 사장이 권 부회장의 뒤를 이을 것이라는 말이 암암리에 나돌았다”고 전했다. 김 사장이 대표 자리에 앉게 되면 권 부회장에 이어 반도체 엔지니어 출신 인사를 대표 자리에 앉히는 관행이 더욱 굳어질 것이라고 블룸버그는 설명했다.
진교영 부사장은 미국 스탠포드대학에서 박사 후 과정을 마친 뒤 1997년 삼성전자 메모리사업부 연구소로 입사해 20년 간 메모리 분야에서 일해 왔다. 삼성전자가 가장 많은 수익을 낸 지난 1년 동안 권 부회장이 이끄는 팀의 핵심 멤버로 자리잡았으며, 디램(DRAM) 분야 최고 전문가 중 한 명으로 꼽힌다. 삼성전자는 홈페이지에서 “진 부사장은 차세대 핵심 메모리 기술을 책임지며 시장을 선도해 왔다”고 소개했다. 그는 올해 초 전임 메모리사업부장이던 전영현 사장이 삼성SDI 신임 대표로 자리를 옮기면서 현 직위로 승진했다.
이외에도 전동수 의료기기사업부 사장이 후보로 거론됐다. 그는 엔지니어 출신으로 1983년 삼성그룹에 합류했으며, 반도체, 의료기기 및 디지털미디어 등 다양한 사업 분야에서 경험을 쌓았다. 스스로 ‘디지털 전도사’라고 칭하는 전 사장은 1990년대 후반부터 회사 내외부에서 혁신에 대한 강의를 해오는 등 폐쇄적이고 경직된 기업 문화를 완화하는데도 힘써 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