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J, '발암논란' 베이비파우더 소송 원고측에 11조원대 합의금 제안

존슨앤드존슨 "소송 해결 위해 89억달러 지불하겠다"
사업부 분할 후 파산신청했으나 기각되자 대안 제시
  • 등록 2023-04-05 오후 2:10:57

    수정 2023-04-05 오후 2:10:57

[이데일리 장영은 기자] 존슨앤드존슨(J&J)이 활석(탈크) 원료의 자사 베이비파우더 제품에 대해 제기된 수만건의 소송을 해결하기 위해 원고측에 89억달러(약 11조7000억원)의 합의금을 제시했다.

(사진= AFP)


4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 등에 따르면 J&J는 베이비파우더 제품에 제기된 법적인 문제를 다루기 위해 2021년 설립한 자회사 ‘LTL매니지먼트LLC’(LTL)의 파산보호 재신청을 하면서 89억달러의 합의안 승인을 법원에 요청했다.

89억달러의 합의금은 현재 가치 기준이며, 25년에 걸쳐 지급될 명목 가치는 120억달러(약 16조7600억원) 수준이 될 것이라고 회사측은 덧붙였다.

이는 J&J가 LTL 매니지먼트로 탈크 소송을 떠넘기고 파산신청을 해 논란이 됐던 이른바 ‘텍사스 투스텝’을 무효화한 지난 1월 법원 판결에 따른 것이다.

앞서 2014년부터 J&J의 베이비파우더 제품이 난소암을 유발한다는 내용의 소송이 제기됐으며, J&J는 일부 소송에서 패소했다. 이에 J&J는 2021년 10월 탈크 소송 관련 배상 책임이 있는 사업부를 분할해 LTL을 설립한 뒤 곧바로 파산보호 신청을 해 계류 중인 각종 소송을 중단시켰다. 하지만 미국 연방순회항소법원(CAFC)은 올해 1월 말 “LTL이 재정적으로 위기상황에 맞딱뜨렸다고는 인정할 수 없다”며 파산 신청을 기각했다.

J&J는 성명을 통해 약 6만명이 넘는 대다수 청구인이 이 제안에 동의했다고 밝혔다. 미국 파산법은 파산보호 승인 요건으로 배상 청구인의 75% 이상 동의를 요구한다고 WSJ은 전했다.

이번 합의안을 바탕으로 LTL은 오는 5월 14일 자로 법원에 파산보호를 다시 신청했다.

J&J는 여전히 자사 탈크 원료의 제품이 안전하고 암을 유발하지 않는다는 입장이다. 다만, 관련 논란으로 판매가 급감하자 2020년부터 미국과 캐나다에서 탈크 원료를 사용한 베이비파우더의 판매를 중단했으며, 올해부터는 모든 베이비파우더 제품에 탈크 대신 옥수수 전분을 활용한다고 밝힌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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