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인 명의 신용카드 발급해 1억5000만원 챙긴 금융사기조직원

금·상품권 구입했다 되팔아 현금화
警 "개인정보 습득경로 파악·중국 총책 등 공범 수사"
  • 등록 2016-07-20 오후 2:07:57

    수정 2016-07-20 오후 2:52:59

금융사기조직의 현금 인출책인 이모(23)씨 등 2명이 김모(37 여)씨 등 5명에게 보낸 스팸 문자. 이들은 김씨 등이 카드사용내역 문자를 확인하지 못하게 하려고 “서운하다, 나한테 너가 어떻게 그럴 수 있냐”는 내용의 문자를 다량으로 전송했다. (사진=서울 강북경찰서 제공)
[이데일리 고준혁 기자] 불법으로 얻은 개인금융정보로 타인 명의의 신용카드를 발급, 1억원대 금과 상품권을 구입해 현금화한 금융사기조직의 인출책 2명이 경찰에 붙잡혔다.

서울 강북경찰서는 타인의 계좌번호와 공인인증서 등으로 카드사 홈페이지에서 재발급 또는 신규발급한 체크·신용카드로 약 1억 5000여만원 상당의 금품을 결제한 혐의(사기 등)로 이모(23)씨와 임모(22)씨를 구속했다고 20일 밝혔다.

이들은 체크카드로 직접 현금을 인출하거나 인터넷 쇼핑몰에서 금과 상품권을 구입하고 되팔아 현금을 얻는 수법으로 김모(37 여)씨 등 5명에게 총 1억 5713만원 가량의 손해를 입혔다.

이들은 인터넷으로 카드를 신청할 때 임의의 배송지를 적고 그 장소에 가서 가족 등을 사칭해 카드를 수령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은 카드 1건당 30만원 정도의 수수료를 챙기고 나머지 돈은 총책에게 넘겼다.

카드사용 뒤에는 피해자들이 카드사용내역 문자를 보지 못하게 하려고 “서운하다 나한테 네가 어떻게 그럴수가 있냐” 등의 내용을 담은 문자메시지를 다량 전송하기도 했다. 실제로 김씨 등 5명은 통장 잔액을 확인하거나 카드 명세서를 받고서야 자신의 카드가 사용된 사실을 알아챘다.

이들은 범행이 발각될 경우 카드 명의자임을 강조하기 위해 위조 신분증을 항상 지니고 다녔다. 이들은 또 일부 카드사에서 사용자에게 카드를 배송해 주기 전 물건 결제가 가능한 ‘임시 카드번호’를 발급해 준다는 점을 악용해 카드신청 뒤 바로 사용하기도 했다.

경찰은 이들이 개인금융정보를 어떤 경로로 받게 됐는지 등을 파악할 예정이다. 또한 카드회사 홈페이지에 접속한 인터넷 주소(IP)가 중국 지역으로 확인된 만큼 총책 등 공범이 있을 것으로 보고 수사를 계속할 방침이다.

경찰 관계자는 “공인인증서 등 본인인증수단을 확보하면 인터넷으로 비대면 카드발급 신청이 가능하단 점을 이용한 신종 금융사기”라며 “카드는 반드시 명의자에게 전달돼야 한다는 원칙을 지켜야 한다”고 당부했다.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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