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돈의 美, 코로나19로 쌓인 분노·불안…플로이드 시위로 폭발

NYT "美, 코로나19 및 경찰폭력 반대시위로 황폐화"
경제활동 재개로 부풀었던 기대 꺾여
저소득 빈곤층에 피해 집중…"경제·건강 불평등 심화"
시위 따른 코로나19 재확산 우려도
  • 등록 2020-06-01 오전 11:59:14

    수정 2020-06-01 오후 12:53:04

30일(현지시간) 미국 로스엔젤레스(LA)에서 백인 경찰에게 목을 눌려 숨진 흑인 조지 플로이드를 추모하기 위해 모인 시위대가 경찰차를 전복시킨 뒤 차량 위에 올라가 항의 시위를 하고 있다. (사진=AFP)
[이데일리 방성훈 기자] “코로나19 팬데믹(대유행)과 경찰 폭력, 두 위기가 나란히 미국 사회를 황폐화시키고 있다.”

뉴욕타임스(NYT)는 지난달 31일(현지시간) “코로나19가 10만명이 넘는 사람들의 목숨과 수백만개 일자리를 앗아간 뒤 생겨나기 시작한 불안과 분노가, 조지 플로이드 사건을 도화선으로 삼아 미국 전역을 강타하고 있다”며 이같이 보도했다. 최근 미국 전역에서 일어나고 있는 항의 시위가 단순히 경찰 폭력에 반대하는 것이 아니라, 코로나19로 쌓였던 불만이 함께 표출된 것이라는 게 NYT의 분석이다.

미국에선 미네소타주 미니애폴리스에서 백인 경찰이 체포 과정에서 무릎으로 목을 눌러 흑인 조지 플로이드를 숨지게 한 동영상이 공개된 뒤 지난달 25일부터 경찰 폭력에 대한 반대·항의 시위가 이어지고 있다. 처음엔 플로이드의 억울한 죽음을 기리기 위해 시작된 추모 집회가 미국 전역에 걸친 인종차별주의 반대 항의·폭력 시위로 변질되고 있다. 일부 지역에선 방화, 약탈, 총격 사건까지 발생하는 등 유혈 사태로 격화되고 있다.

봉쇄령 해제로 경제활동 재개에 희망을 품고 있던 미국인들은 다시 한 번 타격을 입으면서 깊은 한숨을 내쉬고 있다. 플로이드 사건이 일어난 미니애폴리스 시내에서 12년 간 이발소를 운영해오던 지미 밀스는 봉쇄 조치로 지난 2개월 동안 닫았던 가게 문을 이번 주부터 다시 열게 될 것이라는 기대에 부풀어 있었다. 하지만 지난달 29일 그의 이발소가 있는 거리는 시위로 인해 화염에 휩싸였다. 그의 가게는 창문이 부서지고 TV, 이발기기 등을 도난당했다. 주변 가게들은 모두 불에 탔다. 밀스는 “코로나19, 그리고 그 다음엔 이것(시위)이 왔다. 마치 총에 맞은 것 같다”고 말했다.

30일(현지시간) 조지 플루이드 사망 항의 시위로 파손된 미국 워싱턴DC의 상점들의 모습. (사진=AFP)
문제는 코로나19 및 항의 시위에 따른 피해가 소수 민족과 이민자들에 특히 집중되고 있다는 점이다. NYT는 “흑인과 라틴계 노동자들은 상당수가 저임금 노동자들이기 때문에 (봉쇄령 이후 상점들이 문을 닫으면서) 실직했을 가능성이 높다”고 추정했다. 이어 “이들은 일자리를 잃은 뒤엔 코로나19 바이러스에 감염될 위험이 큰 식료품점, 요양원, 공장, 도축장 등 원격으로는 할 수 없는 직종들로 내몰렸고, 실제로 감염된 경우도 다수 있다”고 덧붙였다.

실제 미네소타주에선 흑인의 감염 및 사망률이 더 높은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한 연구 결과에 따르면 미네소타주 내 흑인은 6%에 불과하지만, 주내 감염자 중 흑인 비중은 29%를 차지했다. 플로이드 사건이 발생한 미니애폴리스로 한정해도 도시에 거주하는 흑인은 20%가 안되지만, 전체 감염자 중엔 35%를 차지했다.

그러나 대부분 경제난에 허덕이는 탓에 제대로 된 치료도 받지 못하고 사망하는 사례가 빈번하게 발생하고 있다. 심지어 마스크조차 제대로 구하지 못하는 실정이라고 NYT는 전했다. 엎친데 덮친 격으로 플로이드 항의 시위까지 발발하면서 빈곤층의 경제적 어려움은 더욱 심화되고 있다. 아울러 시위에 따른 코로나19 감염 재확산 우려도 커지고 있다.

흑인 및 기타 이민자 거주 지역을 대표하는 모하무드 누어는 “코로나19는 온라인 학습을 받지 못하는 가난한 학생들에게 상처를 입혔고 실직자들을 대거 양산했다”며 “이처럼 불안한 상황에서 항의 시위로 200개가 넘는 상점들이 파손됐다. 이젠 많은 사람들이 차압, 사업 실패, 실직 등을 걱정하고 있다. 가난한 사람들에게는 코로나19와 항의 시위 모두 실질적인 영향을 끼칠 것”이라고 토로했다.

이데일리
추천 뉴스by Taboola

당신을 위한
맞춤 뉴스by Dable

소셜 댓글

많이 본 뉴스

바이오 투자 길라잡이 팜이데일리

왼쪽 오른쪽

스무살의 설레임 스냅타임

왼쪽 오른쪽

재미에 지식을 더하다 영상+

왼쪽 오른쪽

두근두근 핫포토

  • 청룡 여신들
  • 긴밀하게
  • "으아악!"
  • 이즈나, 혼신의 무대
왼쪽 오른쪽

04517 서울시 중구 통일로 92 케이지타워 18F, 19F 이데일리

대표전화 02-3772-0114 I 이메일 webmaster@edaily.co.krI 사업자번호 107-81-75795

등록번호 서울 아 00090 I 등록일자 2005.10.25 I 회장 곽재선 I 발행·편집인 이익원 I 청소년보호책임자 고규대

ⓒ 이데일리.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