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이틀째 완전마비…법안심의 못해

  • 등록 2003-11-26 오후 8:08:40

    수정 2003-11-26 오후 8:08:40

[조선일보 제공] 노무현 대통령의 측근비리 특검법 거부에 따른 한나라당의 ‘노무현 정권’에 대한 전면투쟁으로 국회가 이틀째 완전 마비 상태에 빠졌다. 한나라당은 26일에도 국회의 모든 일정을 거부, 이날 예정된 예산결산특위를 비롯, 법사위, 국방위, 문광위, 과학기술정보통신위, 문화관광위, 산업자원위, 정치개혁특위 등 모든 상임위가 개회만 하고 산회하거나 열리지 못했다. 한나라당은 국회 과반의석(149/273석)을 차지하고 있어 국회 일정에 대한 전면 거부가 계속될 경우, 회의가 열리더라도 의결을 하지 못한다. 이에 따라 헌법에 12월 2일까지 처리하도록 규정되어 있는 117조5000억원 규모의 내년도 예산안 의결이 불가능하게 되었으며, 한·칠레 자유무역협정(FTA) 동의안과 관련, 농어촌 지원대책 특별법, 국가균형발전 3대 특별법, 각종 정치개혁 관련법 등 국정 주요현안과 경제·민생관련 법안들에 대한 심의가 심각한 차질을 빚게 됐다. 현재 국회에는 법률안 1118건(정부제출 150건, 의원제출 968건)과 동의·승인안 20건, 건의안 10건, 결의안 41건 등 총1206건의 각종 의안이 계류돼 있다. 한나라당 최병렬 대표는 이날 기자회견을 갖고 "노무현 대통령은 측근비리 특검거부를 즉각 철회하고, 도탄에 빠진 나라와 국민을 구하는 국정운영의 근본혁신을 단행하라"고 촉구한 뒤 서울 여의도 중앙당사 7층 당대표실에서 무기한 단식에 들어갔다. 또 한나라당은 이날 오후 인천시지부와 전북도지부를 시작으로, 29일까지 전국 시도지부에서 `특검관철 및 정치개혁 당원 결의대회`를 여는 등 장외투쟁에도 돌입했다. 최 대표는 현 국가상황을 경제와 안보, 사회, 민생 등의 총체적 파탄으로 규정하면서 "목숨을 걸고 우리당과 부패에 찌든 이 나라 정치의 근본을 혁신하겠다"고 말했다. 최 대표는 노 대통령과의 1 대 1 TV토론을 요구했으나, 청와대는 거부했다. 최 대표는 특검법 재의결 추진 여부에 대해 "상황 여하에 따라 추후 판단될 부분"이라고 말해 가능성을 열어두었고, 한 핵심당직자는 "민주당 전당대회(28일) 결과를 보면서 재의결을 추진하기 위해 이미 민주당측과 막후접촉에 들어갔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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