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유현욱 기자] 롯데백화점에 이어 신세계백화점이 유료 멤버십(회원제) 실험에 뛰어든다. 구매실적에 따라 VIP회원 등급을 매기는 백화점의 일반적인 회원제와 달리 가입비를 받고 상응하는 혜택을 제공하는 등 신용카드사 회원제와 유사하다.
| 신세계백화점 경기점 외관.(사진=신세계) |
|
5일 업계에 따르면 신세계백화점의 식품관 푸드마켓이 유료 멤버십 클럽인 ‘프라임’을 오는 30일부터 경기점에서 운영하기 시작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를 앞두고 지난 2일부터 신세계그룹 통합 온라인몰 SSG닷컴에서 정가보다 10% 에누리한 연회비에 사전 가입 신청권을 판매하고 있다. 신용카드처럼 연회비를 내면 웰컴 기프트(가입 선물), 가입일로부터 1년간 결제금액 할인(제휴카드 및 현금결제 후 신세계포인트 적립 시, 최종 결제금액에서 3% 할인 추가 적용) 등 다양한 특전을 준다. 특히 프라임 마크가 붙은 상품의 경우 최대 40% 할인한 파격가에 구매할 수 있다.
연회비는 5만5000원으로 적지 않은 수준이지만 그 이상 가치의 웰컴 기프트를 증정해 충성 고객은 물론 알뜰 고객의 가입도 유도케 한다는 계획이다. ‘신세계 한식연구소 프리미엄 김치 세트’, ‘포트넘 앤 메이슨 티 러버 기프트 박스’, ‘김하윤 작가 매듭 커틀커리 by 피숀’ 등 6종 중 하나를 선택할 수 있다.
분당선 죽전역과 인접해 있는 신세계백화점 경기점은 2007년 3월 오픈 이래 14년 만에 첫 전면 리뉴얼을 진행 중이다. 신세계백화점은 경기점 지하 1층과 2층에 들어서 있는 식품관을 재단장하면서 이번 유료 멤버십 클럽의 첫 적용 대상으로 낙점했다. 컬리의 마켓컬리, 쿠팡의 로켓프레시 등 온라인 장보기로 이동 중인 고객의 발길을 되돌리는 데 높은 수준의 미식 경험이 주효하리라고 판단한 것으로 풀이된다. 코로나19 사태 이후 백화점 식품관은 생존을 위해 배달 서비스를 개시하는 등 변화하고 있다.
신세계백화점은 유료 멤버십이 기존 VIP 클럽과 함께 고객을 묶어두는 ‘록인’(Lock-in·잠금) 효과를 낼 것으로 기대한다. 이런 효과가 검증되면 향후 강남점, 센텀시티점, 대구점 등 대상 점포를 점차 확대할 것으로 전망된다.
앞서 롯데백화점은 지난 3월 말부터 잠실점에서 ‘Y커뮤니티’라는 이름으로 MZ세대(1980~2000년대생) 유료 멤버십을 운영하고 있다. 롯데백화점 역시 지난달 말까지 시범 운영 성과를 검토한 뒤 다른 점포로도 확대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다.
서용구 숙명여대 교수는 “산업 간 경계가 무너지는 ‘빅 블러’ 현상이 가속화하자, 유통회사들이 금융회사의 성공전략을 벤치마킹하려는 시도로 보인다. 단골 고객을 만들고 관리하는 방식이 바뀌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 지난해 3월 리뉴얼 오픈한 신세계백화점 영등포점 식품관 푸드마켓. (사진=신세계)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