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인]한양증권, 거론되는 원매자는 많은데…시장 반응은 '미적지근'

KCGI·우리금융그룹 등 후보 '일단 부인'
매각 통해 자금 수혈…매각가 약 1000억원
SK증권·SI증권·유안타증권 등 잠재 매물 多
교육부 허가 여부 및 밸류 적정성 납득 관문
  • 등록 2024-07-19 오후 6:19:04

    수정 2024-07-19 오후 6:19:04

이 기사는 2024년07월19일 16시19분에 마켓인 프리미엄 콘텐츠로 선공개 되었습니다.


서울시 영등포구 한양증권 본사 전경. (사진=연합뉴스)
[이데일리 마켓in 송재민 기자] 한양증권(001750)이 인수·합병(M&A) 시장에 매물로 등장하면서 KCGI, 우리투자증권, OK금융그룹 등 여러 인수 후보군이 거론되는 가운데 매각까지는 여러 관문이 예상된다. 최대주주가 학원재단인 만큼 매각 절차가 까다로울 뿐 아니라 이미 시장에 잠재적인 증권사 매물이 여럿 존재한다는 점도 걸림돌로 작용한다.

19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한양학원은 한양증권의 매각을 진행 중임을 공식적으로 인정했다. 한양학원 측은 이번 매각을 통해 최근 유동성 위기를 겪고 있던 한양산업개발, 한양대병원 등에 자금을 지원하려는 것으로 전망된다. 3월 말 기준 한양학원은 한양증권 지분 16.29%를 보유하고 있으며 특수관계인을 포함하면 40.99%에 달한다. 한양학원은 지분 16.29% 가운데 11.29%만 매각하기로 한 것으로 확인됐다.

한양증권은 다른 중소형 증권사들과 비교했을 때 우발채무 부담도 크지 않고, 영업이익도 성장세를 보이면서 ‘알짜 매물’이라고 평가된다. 한양증권의 올해 1분기 기준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관련 우발채무 규모는 352억원으로 자기자본 대비 7.1% 수준이다. 같은 기간 중소형증권사의 자기자본 대비 PF채무보증 비율이 33.0%인 것과 비교해도 낮다. 제 한양증권의 올 1분기 영업이익은 196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2% 증가하기도 했다.

‘강소 증권사라’는 평가와는 별개로 시장에서 거론된 원매자들은 인수 추진설에 대해 ‘사실 무근’으로 대응하고 있다. 가장 인수 가능성이 높다고 평가되는 우리금융그룹은 자본 여력은 충분하지만 현재 동양생명과 ABL생명을 인수하기 위해 중국 다자보험과 협상 중이다. 또한 내달 우리투자증권 출범을 앞두고 금융당국의 최종 인가를 기다리고 있어 인수에 관심을 가질 유인이 크지 않다는 분석이 나온다.

시장에는 이미 유안타증권(003470), SK증권(001510), SI증권 등 잠재적 매물로 거론되는 중소형 증권사가 많다는 점도 한양증권의 매력을 낮추는 요인이다. 이 중 유안타증권은 모기업에서 매각 의지가 크지 않아 지분 매각을 추진한 바가 없다면서 매각설을 정면 부인했지만 우리금융그룹의 증권사 인수 관련 유력 후보로 지목되기도 했다.

SK증권도 매번 매각설에 이름을 올리던 증권사다. SK증권은 지난 2018년 사모펀드(PEF) 운용사 J&W파트너스에 피인수된 지 5년이 넘었다. 또한 J&W파트너스가 지난해 7월 인수하기로 한 의료기기 업체 나노엔텍의 매각대금 지급 지연으로 거래가 무산되면서 자금 확보를 위해 SK증권을 매각할 것이란 추측이 나왔다. SI증권 역시 지난해부터 잠재적 매수자를 상대로 인수 의사를 타진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양증권의 최대주주가 학교법인인 한양학원인 만큼 기본재산을 매도하려면 관할청인 교육부에 사전허가 신청 또는 신고 절차가 선행되어야 한다. 해당 조항은 학교법인이 재산을 부당하게 처리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함으로, 경쟁입찰 시 적정 매각가에 대해 관할청을 납득시켜야 하는 과정이 수반된다.

현재 경영권 프리미엄 등을 고려한 한양증권의 매각가는 1000억원 안팎이 될 것으로 보인다.

한양학원 측은 이날 “(한양증권 주식 일부를 처분해) 처분가액의 절반은 수익용 기본재산(정기예금)으로 대체 취득하고 나머지 절반은 법인 운영비(학교 전출금 등)로 사용할 것”이라며 “만약 최종 처분가액의 50%가 예상가액에 미치지 못할 경우 처분대금 중 165억6000만원은 수익용 기본 재산으로 우선 취득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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