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 순익증가에도 못 웃는 카드사…비용감소>수익감소

총수익 36억 줄어든 반면 총비용 3838억원 감소
"소비자, 현금서비스 보다 카드론 많이 이용"
  • 등록 2021-03-29 오후 12:00:00

    수정 2021-03-29 오후 12:00:00

[이데일리 이승현 기자] 카드사들이 지난해 코로나19 상황에서 이른바 ‘불황형 흑자’를 거뒀다. 수익이 감소했지만 비용이 더 많이 줄어든 덕분에 20%가 넘는 당기순이익 증가세를 기록했다.

29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8개 전업 카드사의 2020년 순이익은 총 2조264억원으로 전년의 1조6463억원에 비해 23.1%(3801억원) 증가했다. 금감원은 IFRS 15 기준으로 손익현황을 작성했다.

(자료=금융감독원)
구체적 내역을 보면, 지난해 카드사의 총수익은 20조1515억원으로 전년에 비해 0.2%(36억원) 줄었다. 카드론 수익이 1906억원 증가했지만 가맹점수수료 수익과 현금서비스 수익이 각각 1336억원과 930억원 줄었다.

비용 감소액은 3838억원(2.1%)으로 수익 감소폭을 크게 웃돌았다. 코로나19에 따른 해외여행 감소로 제휴사지급수수료가 2406억원 줄었다. 제휴사지급수수료는 해외결제 때 국제 카드브랜드 이용료 등을 말한다. 또 카드 대면모집 위축에 따라 모집비용도 1187억원 감소했다.

지난해 카드대출 이용액은 107조1000억원으로 전년에 비해 1.8%(1조9000억원) 늘었다. 카드대출 잔액 기준으론 지난해 말 41조9000억원으로 전년 말의 40조원에 비해 4.7%(1조9000억원) 커졌다.

이 중 단기카드대출(현금서비스) 잔액은 6조5000억원으로 14.3% 감소했다. 반면 장기카드대출(카드론) 잔액은 9.2% 늘어난 35조4000억원으로 집계됐다. 금감원 관계자는 “카드사들이 리스크관리 차원에서 현금서비스 취급을 축소하고 있고 소비자도 현금서비스에 비해 금리가 낮은 카드론을 많이 이용한다”고 말했다.

카드구매 이용현황을 보면, 지난해 신용·체크카드 이용액은 총 877조3000억원으로 전년의 874조7000억원에 비해 0.3%(2조6000억원) 증가했다. 구체적으로 신용카드 이용액이 705조3000억원으로 0.6%(4조3000억원) 늘었다. 반면 체크카드 이용액은 172조원으로 전년 대비 1.0%(1조7000억원) 감소했다.

지난해 말 기준 신용카드 누적 발급매수는 총 1억1373만매로 전년 말(1억1097만매) 대비 2.5%(276만매) 증가했다. 신용카드 발급매수 증가율은 2018년과 2019년 각각 5.6%에서 2020년 2.5%로 둔화됐다.

다만 코로나19에 따른 거리두기 등 영향으로 온라인 발급은 확대됐다. 전업카드사들의 신규회원 중 인터넷 모집 비중은 2018년 17%와 2019년 24%에서 2020년 37%로 높아졌다.

자산건전성과 자본적정성은 양호한 편이다. 카드사 연체율(총채권 기준)은 1.29%로 전년(1.43%) 대비 0.14%포인트 낮아졌다. 조정자기자본비율은 전년 말과 동일한 22.3%를 유지해 당국의 규제비율(8%)을 웃돌았다.

금감원은 코로나19 장기화에 따라 잠재부실이 누적됐을 가능성은 배제할 수 없다고 보고 있다. 금감원 측은 “소비회복 속도와 금리 변동성 등 환경변화 영향을 지속적으로 모니터링하고 유동성 리스크관리 모범규준 제정과 개별 여신전문금융사 유동성 상황 경영공시 강화 등을 진행할 예정”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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