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1st SRE][Worst]"이마트, 코로나19 급성환자에 밀렸을 뿐"

3Q 영업익 성장세…등급 방향성 엇갈려
  • 등록 2020-11-17 오전 11:45:00

    수정 2020-11-17 오전 11:45:00

[이데일리 박정수 기자] 지난 30회 SRE에서 신용등급이 적정하지 않은 기업(워스트레이팅) 1위였던 이마트(139480)가 이번 31회 SRE에서는 여덟 단계나 밀려나 9위를 기록했다. 온라인 채널의 시장 잠식 속에서 저하된 업태 매력도로 실적 부진이 지속되고 있으나 일부는 신용 등급을 상향해야 한다는 의견을 내며 등급방향성에 대한 시각이 엇갈리고 있다.

이마트는 이번 31회 SRE 워스트레이팅에서 총 206명 가운데 28명(13.6%)이 등급이 적정하지 않다고 답하면서 9위에 올랐다. 30회 SRE에서는 1993년 창사 이래 첫 적자(2분기 299억원 영업손실)를 기록하면서 64표(33.7%)를 받으며 전체 40개사 가운데 1위에 오른 바 있다. 온라인으로의 소비 패러다임 변화에 뒤처진다는 평가가 지배적이었다.

응답자별로 봐도 지난회엔 크레딧 애널리스트(CA) 31명을 비롯해 비CA 33명까지 응답자 전원이 이마트 등급이 내려가야 한다고 답한 반면, 31회 SRE에서는 비CA에서 6명이 등급 상향에 표를 던졌다. CA의 경우 5명 모두 하향해야 한다고 답했다.

SRE자문위원은 “이마트는 올해 초 신용등급이 한 단계 떨어졌고, 다른 기업들이 두 단계 하락에 대한 우려가 크다 보니 후순위로 밀린 게 아닌가 싶다”며 “특히 만성환자(이마트)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급성환자(CJ CGV, 호텔롯데 등)에게 밀린 셈”이라고 지적했다.

실제 31회 SRE 워스트레이팅 상위권은 영화, 호텔, 카지노, 항공, 정유 등 코로나19로 인해 급격한 타격을 입은 기업들이 이름을 올렸다. 하지만 이마트도 코로나19로 인한 소비형태 변화로 주력인 대형마트 사업의 이익 창출력이 저하돼 올해 2분기 474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지난 2월에는 한국신용평가와 NICE신용평가가 이마트 신용등급을 ‘AA+(부정적)’에서 ‘AA(안정적)’로 한 단계 강등했다. 4월에는 한국기업평가도 ‘AA+(부정적)’에서 ‘AA(안정적)’로 등급을 조정했다. 그나마 자산 매각 등을 통해 재무 안정성이 유지될 것으로 예상해 ‘안정적’ 등급 전망을 부여했다.

이마트는 2019년 말 연결 기준 순차입금(리스부채 제외)이 2조~3조원 내외로 자산 및 이익규모 대비 크지 않은 수준이며, 마곡부지 매각(매각가액 8158억원)을 통해 확보한 자금이 단기 재무안정성 유지에 기여할 것으로 예상해서다. 배인해 한국기업평가 연구원은 “마곡부지 매각으로 대규모 현금이 유입되면, 재무안정성은 일정 수준 유지될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하지만 신사업의 성과가 미진한 수준에 머물러 있는 점이 발목을 잡는다. 특히나 이마트는 쇼핑몰(신세계프라퍼티, 스타필드하남), 창고형 할인점(트레이더스), 전문점(노브랜드, 일렉트로, 삐에로쇼핑, PK마켓 등) 중심의 출점을 진행하고 있고 이들 업태는 상대적으로 양호한 성장세를 보이고 있지만 이익 기여도가 크지 않은 데다가 일부 업태는 적자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SRE 자문위원은 “최근 이마트 실적이 몹시 나쁘지는 않고 코로나19 타격에 다른 기업이 더 나빠 가려져 있는 것”이라며 “구조적으로 보면 실적 방향성이 좋지는 않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쿠팡과 같은 온라인 채널로 인해 저수익 구조가 바뀌지는 않을 것”이라며 “온라인 채널들이 만들어 놓을 길을 따라갈 수밖에 없는데 그 길은 순탄한 길이 아니다”고 지적했다.

한편 최근에는 코로나19로 인한 온·오프라인 식료품 구매 수요 증가 등으로 핵심 사업의 이익 체력이 회복되기도 하면서 3분기 영업이익이 11개 분기만에 성장세로 전환할 것이라는 전망이 이어졌다.

실제 이마트의 3분기 연결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30.1% 증가한 1512억원을 기록했다. 실적 발표 전 시장 예상치(1247억원)보다 21.2% 웃돈 수치다. 추석 연휴 기간 수요 증가 영향도 있지만 온·오프라인 채널 시너지로 인한 수요 증가도 한 몫했다.

[이 기사는 이데일리가 제작한 31회 SRE(Survey of credit Rating by Edaily) 책자에 게재된 내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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