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준석, 헌정사 첫 `30대·0선` 당 대표…민심에서 갈렸다(종합)

당원 투표, 나경원에 밀렸지만 일반 국민 여론조사 압도
나경원, 결과 발표 후 먼저 웃으며 축하 인사 건네
이준석 "우리의 지상과제는 대선 승리"
  • 등록 2021-06-11 오후 3:29:14

    수정 2021-06-11 오후 3:34:17

[이데일리 권오석 기자] `0선 돌풍`을 이끌었던 이준석 후보가 마침내 국민의힘 신임 당 대표로 선출됐다. 36세 당 대표가 전·현직 의원들을 제치고 당 대표로 선출된 사례는 헌정사상 최초의 일이다.

이준석 국민의힘 신임 당 대표가 11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동 국민의힘 당사에서 열린 전당대회에서 수락연설을 하고 있다. (사진=노진환 기자)


11일 서울 여의도 국민의힘 중앙당사에서 열린 전당대회에서 이 신임 대표는 선거인단 투표(37.41%)와 일반 국민 여론조사(58.76%)를 합산해 총 9만 3392표(43.82%)를 얻어 1위로 당선됐다. 최고위원 경선에서는 조수진·배현진 의원과 김재원·정미경 전 의원이 당선됐고, 청년최고위원에는 김용태 경기 광명을 당협위원장이 선출됐다.

이 신임 대표는 당원들이 나선 선거인단 투표에서는 40.93%를 얻은 나경원 후보에 뒤졌으나, 일반 국민 여론조사에서 나경원 후보(28.27%)를 두 배 이상 앞서면서 승리를 거머쥐었다. 선거인단 투표 비중이 70%가 반영됨에도 불구하고 민심 표를 압도적으로 얻어냄으로서 당 대표를 가져오게 됐다.

21대 국회 들어 첫 전당대회였던 만큼 관심과 열기가 뜨거웠다. 코로나19로 인한 사회적 거리두기 방침으로, 전당대회는 최소한의 인원으로만 채워져 진행됐으나 이미 당사 앞에는 나 후보 지지자들이 찾아와 열렬한 환호를 보내고 있었다. 무소속 홍준표 의원의 지지자로 보이는 한 남성은 홍 의원의 복당을 촉구하는 팻말을 들고 서있기도 했다.

당 대표·최고위원·청년 최고위원 후보들은 당사에 도착하자마자 현장 참석자들과 일일이 악수를 하며 인사를 했다. 다만 오전 10시 전당대회가 시작하자 긴장한 기색이 역력한 상태로 개표 결과를 지켜봤다. 황우여 당 선거관리위원장이 오전 10시 55분쯤 결과를 발표하기에 앞서, 온라인상에 이 신임 대표가 몇 %의 득표율로 당선됐다는 미확인 정보가 돌면서 장내가 술렁이기도 했다.

이내 실제 개표 결과가 발표되자, 가장 먼저 나 후보가 웃으며 이 신임 대표에 악수를 청하고 축하 인사를 전했다. 이후 이 신임 대표는 주호영·조경태 후보와 악수를 했으며 수락연설을 하러 가는 도중에 홍문표 후보와도 손을 맞잡았다.

이 신임 대표는 수락연설을 통해 “우리의 지상과제는 대선에 승리하는 것이고, 그 과정에서 다양한 대선주자 및 그 지지자들과 공존할 수 있는 당을 만들겠다”고 약속했다.

이어 “상대가 낮게 가면 더 높게 가고, 상대가 높다면 더 높아지기 위해 노력하는 것이 우리의 경쟁원칙이 돼야 한다”며 “2021년 6월 11일을 분수령으로 삼자. 이 시간 이후로 우리 사이에서 상호 간의 논리적인 비판이나 진심 어린 지적이 아닌, 불필요한 욕설과 음모론, 프레임 씌우기 등의 구태에 의존하려는 사람들에 대해서는 여러분 한 분 한 분이 맞서 달라”고 호소했다.

아울러 그는 “저는 다른 생각과 공존할 자신이 있고, 과거에 얽매이지 않을 자신이 있지만 앞으로는 우리는 수권세력임을 보여줘야 한다”며 “젊은 사람들이 자신의 의견을 이야기하는 것에 대해서 관대해져야 하고, 내가 지지하지 않는 대선후보라고 해서 맹목적으로 욕부터 하고 시작하는 야만은 사라져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 신임 대표는 전당대회 직후 가진 취재진과의 일문일답 기자회견에서 나경원·주호영 후보에 대해 국민의당과의 합당 등 중차대한 일을 부탁하겠다고 선언했다. 이와 함께, 당의 대선 후보가 결정되면 김종인 전 비상대책위원장을 데리고 오겠다고도 강조했다.

그는 자신의 당선 배경에 대해 “아마 변화에 대한 국민 열망이 강하게 반영됐다고 본다”며 “지금까지 말해왔던 노선이 급진적일 수 있고 정당 역사상 시도되지 않은 방식임에도, 그런 지지가 있었다는 건 대선 승리에 대한 절박함이 반영된 결과”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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