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조 "코바코 방통위 낙하산 문제다"..꼬인 광고결합판매

코바코 노조, 방통위 출신 광고진흥본부장 선임 반대 성명
"코바코 현안 무시해온 방통위 인사 받을 수 없다"
지상파 방송광고 결합판매 제도 개선 수년째 없어
해당 제도는 헌재 판결 앞둬
  • 등록 2020-05-28 오전 11:58:06

    수정 2020-05-28 오후 1:23:23

[이데일리 김현아 기자]


코바코 노조(전국언론노동조합 한국방송광고진흥공사지부)가 28일 성명서를 내고, 내달 임기가 끝나는 코바코 광고진흥본부장에 방송통신위원회 관료가 와서는 안된다고 주장했다.

코바코 노조 관계자는 이데일리와의 통화에서 “광고진흥본부장은 사장이 임명하는 자리인데 지난번에 이어 이번에도 방통위 낙하산 관료가 올 것 같다”며 “코바코가 방통위의 인사 적체 해우소인가”라고 되물었다.

코바코 노조가 더 크게 화가 난 것은 비단 인사 문제만이 아니다. 사실 방통위뿐 아니라 다른 정부부처들도 산하기관과의 업무 연계 강화 등을 위해 퇴직 공무원을 임원으로 선임하는 경우가 많다.

코바코 노조의 비판은 그간 방통위가 산하기관인 코바코의 현안에 무관심했다고 보는데 있다.

그는 “방통위는 정부 광고 시행령 개정, 프레스센터 소송, 국세청의 기금 사업 세금부과, 방송광고 결합판매제도 개선, 중간광고 허용 등 소관 부처로서 당연히 해야 할 업무에는 늘 뒷짐 진 채 남의 일로 일관했다”며 “이 때문에 코바코는 133억 영업손실을 기록했다”고 비판했다.

코바코는 공영미디어렙이다. 즉, KBS·MBC(공영방송)와 경기방송·경인방송·CBS·불교방송·원음방송 등 중소 방송사의 광고를 묶어 결합해 판다. 방통위는 2014년 코바코에 결합판매비율을 12.4213%로, SBS의 광고판매를 대행하는 미디어크리에이트(민영미디어렙)가 대구방송·광주방송 등 중소 방송사의 광고를 묶어파는 결합판매비율은 8.5007%로 정했다.

하지만 이를 두고 방송 업계 안팎에서는 비판이 끊이지 않았다. 코바코는 광고가 잘 안나가는 라디오방송까지 지원하는데 반해, 미디어크리에이트는 라디오가 없고, 결합판매 비율을 지키려다 보니 KBS와 MBC 광고 유치도 잘 되지 않는 현상이 발생한 것이다.

또한 아무리 지역·중소 방송사를 도와야 한다지만, 자본주의 시장의 꽃인 광고 시장에서 법으로 방송사들을 묶어 광고 판매를 강제하는 것(방송광고판매대행 등에 관한 법률 제20조)은 헌법에 위배된다는 지적이 있었고, 지난달 헌법재판소는 ‘헌법소원 청구 ‘에 대해 심판 회부를 결정했다.

5월 7일 오후 온라인 생중계된 한국방송학회 ‘공영방송의 철학, 제도 그리고 실천’ 웹 콜로키움의 한 장면이다. 한국방송학회


코바코 관계자는 “공영미디어렙인 코바코의 현안을 방통위가 무시해 왔다는 감정적인 것뿐 아니라, 현재의 미디어 환경을 전혀 담지 못하는 방송광고결합판매제도 개선에 꿈쩍않고 결합판매 비율만 지키라고 하는 방통위에 대한 문제제기도 있다”고 말했다.

광고 업계 관계자는 “방송광고 결합판매 제도에 대한 심판에서 방통위가 이기기는 어려울 것”이라면서 “지역·종교 라디오 방송사들도 한순간에 위헌판결을 받아 결합판매가 사라지기 보다는 지금이라도 방송광고판매제도 개선과 함께 기금 등을 활용한 지역·중소 방송사 대책을 마련해 달라는 게 낫지 않나 싶다”고 말했다.

박성제 MBC 사장도 지난 7일 한국방송학회 <공영방송의 철학, 제도 그리고 실천> 웹 콜로키움에서 발제자로 나서 MBC를 방송법상 공영방송으로 명문화해 그에 걸맞는 공적 책무를 부여하고 수신료를 지원해 달라고 주장하면서 “방송광고 결합판매제도 역시 개선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현행법에 따르면 헌법재판관 자리에 3인 이상의 공석이 있는 경우를 제외하고 사건을 접수한 날부터 180일 이내에 결론을 내려야 하기 때문에, 지상파 광고 결합판매 제도에 대한 위헌 여부 결정도 연내 이뤄질 전망이다.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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