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김범준 기자] 허위 뇌전증(간질) 진단으로 병역을 면탈하려 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프로축구 선수 김명준(29·경남FC)과 김승준(29·전 수원FC)이 1심에서 징역형 집행유예를 선고 받았다.
| ‘허위 뇌전증 병역비리’ 혐의를 받는 프로축구 선수 김명준(경남FC·왼쪽)과 김승준(전 수원FC)이 지난달 12일 서울 양천구 서울남부지법에서 열린 첫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재판부는 14일 이들에 대한 판결선고기일을 열고 각각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사진=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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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남부지법 형사9단독(재판장 김윤희)은 14일 김명준과 김승준의 병역법 위반 등 혐의 판결선고기일을 열고 각각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하고 사회봉사활동 80시간을 명령했다.
재판부는 “피고인들은 법정에서 공소사실을 모두 유죄로 인정하는 자백 취지로 진술했고 증거로도 범죄사실이 인정된다”면서 “계획적으로 허위 병력을 만들어 국방의 의무를 면탈하고자 한 죄질은 좋지 않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다만 범행을 자백하고 초범인 점을 고려했고, 재검을 통해 병역 의무를 이행할 것으로 보인다”면서 양형 이유를 밝혔다.
검찰 공소사실에 따르면 김명준과 김승준은 지난해 병역브로커 구모(47·구속)씨에게 각각 6000만원과 5000만원을 건네고 허위 뇌전증 진단을 받아 병역 회피를 시도한 혐의로 불구속 기소됐다.
이들은 최초 병역판정 신체검사에서 각각 신체등급 1급 현역 판정을 받았으나, 구씨를 통한 허위 뇌전증 진단 후 뇌전증이 있는 것처럼 행세하며 재검을 받았다. 이후 김승준은 지난해 1월 병역 면제인 5급 전시근로역, 김명준은 같은 해 11월 재검 대상인 7급 판정을 받았다.
검찰은 지난달 12일 열린 첫 재판에서 이들에게 각각 징역 1년을 구형했다. 법정에서 김명준과 김승준은 최후 변론을 통해 잘못된 판단에 따른 죄를 뉘우치고 반성하고 있다면서 재판부에 선처를 호소했다.
이들은 이날 열린 선고기일에 각각 검정 수트와 마스크 차림으로 법정에 출석했다. 김승준은 선고 후 취재진과 만나 “정말 죄송하고 앞으로 선수 생활을 하지 못할 것으로 인지하고 있다”면서 “봉사활동을 통해 많이 반성하면서 앞으로 어떻게 살아갈 것인지 고민을 해보겠다”고 말했다. 김명준은 묵묵부답으로 법정을 나섰다.
한편 서울남부지검·병무청 합동수사팀은 지난해 12월부터 4개월 간 대규모 병역비리 수사를 통해 병역브로커 구씨를 구속하고 연예인과 운동선수 등 병역면탈자 109명, 관계 공무원 5명, 공범 21명 등 총 137명을 적발해 재판에 넘겼다.
앞서 같은 혐의로 재판을 받은 OK금융그룹 소속 프로배구 선수 조재성(28)은 1심에서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 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