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합성 니코틴, 천연 니코틴만큼 유해"…정부, 합성 니코틴 담배도 과세 추진

보건복지부 용역 최종 결과…"합성 니코틴 유해성 확인"
"천연 니코틴과 함께 규제하는 것이 바람직" 결론
'연초 잎' 만 규정한 담배사업법 개정, 과세 추진
국회서 개정안 9건 발의돼…이날 기재위 회의서 논의
  • 등록 2024-11-27 오전 10:32:30

    수정 2024-11-27 오전 10:32:30

[세종=이데일리 권효중 기자] 합성 니코틴을 사용하는 액상형 전자담배의 유해성이 천연 니코틴을 사용하는 기존 담배와 유사한 수준이라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유해성이 확인된 만큼 정부와 국회는 합성 니코틴을 담배사업법상 ‘담배’에 포함하기 위한 법 개정에 들어가게 된다.

(사진=게티이미지프로)
27일 박성훈 국민의힘 의원이 보건복지부로부터 제출받은 연구 용역 결과에 따르면 합성 니코틴에서는 발암 물질, 생식독성 등 유해물질이 상당수 존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에서는 유해물질 69종의 잔류량을 분석했는데, 천연 니코틴 원액에서는 45개 항목, 1ℓ당 1만 2509㎎이 검출됐다. 합성 니코틴 원액에서도 41개 항목, 1ℓ당 2만 3902㎎이 검출됐다. 그간 합성 니코틴을 사용하는 전자담배 업계에서는 합성 니코틴이 천연 니코틴보다 유해성이 적다고 주장했지만, 오히려 합성 니코틴의 유해물질 총량이 더욱 많은 것이다.

연구 보고서는 합성 니코틴 원액에 다수 유해물질이 함유돼 있다고 판단, “합성 니코틴도 일반 연초(천연 니코틴)와 함께 규제할 필요가 있다”고 결론을 내렸다. 그러면서 “미국, 영국, 캐나다 등 외국 사례처럼 합성과 천연을 구별하지 않고 관리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덧붙였다.

합성 니코틴이 들어간 전자담배는 현행 담배사업법에 ‘담배’로 규정되지 않아 사각지대로 분류됐다. 현행법상 담배는 ‘연초의 잎을 원료로 해 피우거나, 빨거나, 증기로 흡입하거나, 씹거나 냄새로 맡기에 적합하도록 제조한 것’으로 규정돼 있기 때문에 연초를 사용하지 않은 합성 니코틴은 해당 사항이 없었다. 이로 인해 일각에서는 합성 니코틴 담배가 청소년의 흡연율을 높이는 등 건강 위협의 주범이며, 세금과 국민건강증진부담금 등 납세 의무를 회피하고 있다고 지적해왔다.

정부는 올해 초 보건복지부가 연구 용역을 진행하면 그 결과를 바탕으로 합성 니코틴 규제 방향을 결정하겠다는 방침이었다. 올해 초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경제재정소위에서도 합성 니코틴을 규제하기 위한 담배사업법 개정안을 논의했지만, 유해성 평가 용역을 거쳐 결론을 내리기로 한 바 있다.

이번 연구 용역 결과에서 합성 니코틴의 유해성이 확인된 만큼, 정부와 국회는 담배사업법 개정안을 통해 합성 니코틴을 사용한 담배를 ‘담배’로 규정하게 된다. 담배사업법상 담배는 경고 그림이나 유해 문구 삽입 등 규제를 받게 되며, 개별소비세법에 따라 세금 징수도 이뤄진다.

기재부 관계자는 “담배는 기존 궐련형, 궐련형 전자담배, 액상형 전자담배로 나눠 과세가 이뤄지는데, 합성 니코틴을 원료로 한 액상형 전자담배를 담배에 포함한다면 기존 천연 니코틴 액상형 전자담배와 같이 취급돼 과세가 이뤄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현재 천연 니코틴 액상형 전자담배는 1㎖당 1800원의 제세부담금이 붙고 있다.

최종 연구 용역 결과에서 유해성이 확인된 만큼, 정부는 담배사업법 개정 작업에 들어간다. 지난 7월부터 지난 10월까지 국회에 합성 니코틴 담배 규제를 위한 법 개정안은 총 9건이 발의돼 있다. 국회 기재위는 이날 회의를 열어 법 개정안을 논의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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