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리-달러 디커플링 속 '위안화 강세'…장중 환율, 1300원 하회[외환분석]

미 국채금리 하락·달러 강세에 1300원지지
중국 인민은행 부총재 “경제 펀더멘털 안정적”
위안화 강세에 장중 1298.8원으로 하락 전환
외국인 투자자 국내 증시서 800억원대 순매도
美 환율관찰대상국서 한국 제외에도 ‘영향 無’
  • 등록 2023-11-08 오후 12:32:31

    수정 2023-11-08 오후 12:32:31

[이데일리 이정윤 기자] 원·달러 환율이 장중 1300원을 하회했다. 미 국채 금리와 달러화가 디커플링(탈동조화)을 보이면서 1300원대로 오른 환율은 위안화 강세에 연동되며 하락 전환됐다.

사진=AFP
미 국채금리↓·달러↑…中 “경제 안정적”

8일 서울외국환중개에 따르면 이날 환율은 오후 12시 25분 기준 전 거래일 종가(1307.9원)보다 5.25원 내린 1302.65원에 거래 중이다.

이날 환율은 역외 환율을 반영해 전 거래일 종가보다 1.9원 내린 1306.0원에 개장했다. 이후 환율은 1300원 위에서 횡보세를 보였다. 하지만 오전 11시를 기점으로 하락하기 시작해 1298.8원까지 내려가며 하락 전환됐다. 이후 환율은 1300원 위에서 하락세를 유지하고 있다.

장 초반 간밤 미 국채금리 하락과 달러 강세에 환율은 소폭 올라 1300원에서 지지력을 보였다. 10년물 국채금리는 8bp가량 하락한 4.56%를, 30년물 금리는 8bp가량 떨어진 4.73%를, 2년물 금리는 0.86bp 떨어진 4.92% 근방에서 거래됐다. 이날 재무부의 3년 만기 480억달러 입찰이 성공적으로 이뤄졌다는 소식이 다가올 장기물 입찰에서 견조한 수요를 확인할 수 있다는 기대를 자극한 것으로 풀이된다.

반면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위원들이 ‘추가 금리인상’ 여지를 남기며 달러는 반등했다. 오스탄 굴스비 시카고 연은 총재는 “지금까지 인플레이션이 좋은 경로에 있었지만 아직 끝나지 않았다”며 “인플레이션을 낮추는 것이 가장 중요하며, 경기 침체 없이 인플레이션을 낮출 수 있는 기회가 여전히 남아있다”고 말했다. 달러인덱스는 7일(현지시간) 저녁 10시 26분 기준 105.59를 기록하며 소폭 강세다. 달러·엔 환율은 150엔대를 유지하고 있다.

달러·위안 환율은 장중 7.27위안에서 7.26위안으로 떨어지며 위안화가 강세를 보였다. 전날 중국 인민은행 부총재는 “중국 경제의 펀더멘털은 단기적인 어려움에도 장기적으로는 안정적이고 유망하다”고 밝혔다. 전날 발표된 10월 중국 수출이 전년대비 6.4% 감소해 시장 예상치(-3.3%)를 밑돌았음에도 불구하고 중국 당국자 발언에 위안화 약세에 제동이 걸린 셈이다.

외국계은행 딜러는 “인민은행 멘트와 당국 개입 등에 위안화가 강세를 보이자 기다렸던 숏(매도)들이 나오면서 환율이 힘없이 밀렸다”고 말했다.

외국인 투자자는 국내 증시에서 순매도하며 환율 상승을 지지하고 있다. 외국인은 코스피 시장에서 700억원대, 코스닥 시장에서는 100억원대를 순매도하고 있다.

환율관찰대상국 제외 ‘영향無’…당분간 1300원 중심 등락

한국이 지난 2016년 4월 이후 7년여만에 미국의 환율관찰대상국에서 빠졌다. 미국 재무부는 7일(현지시간) 환율 관찰대상국에서 한국과 스위스를 제외하고 베트남을 새로 포함하는 것을 골자로 한 ‘2023년 하반기 환율보고서’를 발표했다. 원화 강세 소식임에도 불구하고 시장에 미치는 영향력은 미미했다.

백석현 신한은행 연구원은 “환율조작국은 미국이 무역 이익을 위해 외환시장에 개입하지 말라는 압박 수단이 큰데, 주로 달러 약세일 때 문제 삼는다”면서 “하지만 지금은 달러 강세인 상황이라서 큰 의미가 없다. 또 이번에 한국이 제외되는 건 이미 예상할 수 있던 거라 시장에서는 이벤트가 되지 못했다”고 말했다.

외국계은행 딜러는 “전에도 한국이 관찰대상국에 들어갔어도 환율이 크게 오르진 않았던 걸 봐서, 제외됐다고 해도 환율이 아래로 크게 내려갈 가능성은 없다”며 “오히려 국내증시에서 공매도 금지한게 더 영향력이 있을 듯 하다”고 했다.

그는 이어 “내일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의 발언도 예정돼 있어서 환율이 아래로 크게 내려가기는 어려울 것”이라며 “당분간 1300원을 중심으로 등락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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