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장영락 기자] 여성 종업원 신체를 만진 혐의로 기소된 50대 남성이 1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았다. 피해자 진술만으로 접촉 사실을 인정한 이른바 곰탕집 사건과 달리, 이번 사건에서 재판부는 “피해자 진술 뿐이라 무죄”라고 선고했다.
5일 법원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법 형사14단독 재판부는 최근 강제추행 혐의로 기소된 A씨에게 무죄를 선고했다. A씨는 지난해 2월 서울 중구 한 치킨집에서 술을 마시던 중 옆 테이블에서 일을 하던 여성 종업원 신체를 만진 혐의로 기소됐다.
검찰은 A씨를 약식기소해 법원에서 500만원 약식명령이 나왔으나 A씨가 불복해 정식재판을 청구했다.
재판부는 “이 사건 공소사실에 부합하는 취지의 증거로는 ‘누군가의 손이 자신의 신체를 만졌다’는 피해자의 수사기관 및 법정 진술이 유일하다. 이같은 증거만으로 공소사실이 합리적 의심을 넘어설 정도로 충분히 증명됐다고 볼 수 없다”며 무죄 판결을 내렸다.
재판부는 치킨집 내 CCTV 영상을 볼 때 추행 사실이 확인되지 않는 점도 판결 근거로 제시했다. 재판부는 “수사기관은 A씨의 시선 방향, 그 이후 팔을 뻗는 행동이 있었다는 사실에 초점을 맞춰 공소제기한 것으로 보인다”며 “그러나 CCTV상으로도 A씨의 손이 실제 피해자 신체에 닿았는지는 명확히 확인되지 않고, 손이 닿았다고 단정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
또 CCTV에서 A씨가 일행과 대화하며 손을 뻗는 장면이 자주 보여 손을 뻗는 것만으로 성추행을 저질렀다는 공소사실이 증명됐다고 보기 어렵다는 판단을 내렸다.
이번 판결과 달리 지난해 크게 논란이 된 곰탕집 성추행 사건의 경우 CCTV 영상에서 신체접촉이 확인되지 않았으나 재판부는 “피해자의 진술이 일관된다”는 이유로 1심에서 유죄를 선고한 바 있다. 당시 사건은 가해자 측에서 CCTV 영상을 공개해 판결에 문제를 제기하면서 크게 논란이 됐다. 이 사건은 대법원에서도 징역형의 집행유예가 확정됐다.
| 논란의 곰탕집 성추행 사건 당시 CCTV 화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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