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강의 4대강 보 개방하자 멸종위기 생물들 돌아왔다

금강 세종·공주보 3년 간 개방하자 멸종위기 Ⅰ급 생물 돌아와
수생식물 살 수 있는 모래톱·수변공간도 수십 배 증가
  • 등록 2020-09-10 오후 12:00:00

    수정 2020-09-10 오후 12:00:00

[이데일리 최정훈 기자] 금강에 설치된 4대강 보인 세종·공주보를 약 3년간 개방해 관찰한 결과 멸종위기 생물이 돌아오는 등 자연성 회복 가능성이 확인됐다.

자료=환경부 제공
환경부는 완전 개방 중인 금강 세종·공주보를 3년간 관측·분석한 결과, 다양한 멸종위기 야생생물이 출현하는 등 생태계 전반의 서식환경이 뚜렷하게 개선된 것으로 나타났다고 10일 밝혔다. 금강 공주보는 2017년 6월부터, 세종보는 같은 해 11월부터 수문을 개방하고 있고, 지난 6월 기준으로 공주보는 778일, 세종보는 888일 동안 완전 개방했다.

환경부 관계자는 “보의 개방으로 모래톱과 수변공간이 늘어나고 생물 서식처가 다양하게 형성됐다”며 “멸종위기 야생생물 Ⅰ급 흰수마자를 비롯해 멸종위기종이 지속적으로 발견되는 등 금강의 자연성 회복 가능성이 확인됐다”고 설명했다. 또 물 흐름이 빨라지면서 퇴적물의 모래 비율이 증가했고, 유기물질 함량이 줄어드는 등 개방 효과가 관측됐다는 설명이다.

먼저 보 개방으로 형성된 모래톱, 하중도, 습지 등 다양한 수변공간은 멸종위기 야생생물을 포함한 다양한 생물들의 서식 및 휴식처 기능을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보 최대 개방 기준으로 세종·공주보 모래톱은 축구장 면적 74배가(0.527㎢), 수변공간은 축구장 면적의 115배(0.819㎢)가 증가했다.

드러난 모래톱·하중도 등지에서 모래·자갈밭에서만 번식하는 특성이 있는 멸종위기 야생생물 Ⅱ급 흰목물떼새가 세종·공주보 구간에 널리 서식하는 것을 확인했다. 흰목물떼새는 국제적으로 보호받는 멸종위기 조류로, 하천 변 모래톱·자갈밭에서만 번식하는 특성 때문에 하천개발 등에 따른 서식공간 감소로 개체 수가 줄어들고 있다.

자료=환경부 제공
지난해에 금강 세종보 하류에서 멸종위기 야생생물 Ⅰ급 흰수마자가 재발견된 후 올해 상반기에는 공주보 상류에서도 발견됐다. 흰수마자는 물살이 빠르고 깨끗한 모래가 깔린 환경에만 서식하는 한반도 고유종으로, 2012년 이후 금강의 본류 구간에서는 채집되지 않다가 보 개방 후 재발견됐다. 여름철 서해 연안에서만 드물게 출현하는 것으로 알려진 노랑부리백로도 세종보 하류에서 발견됐다. 노랑부리백로는 세계적으로 약 3000마리가 남아있는 멸종위기 조류다.

또 수생태계 건강성도 증가 경향을 보였는데 하천 서식환경 개선에 따른 영향으로 판단된다는 설명이다. 보 개방 후에 퇴적물 내의 모래 비율이 증가하고 유기물질 함량이 감소하는 경향을 보였다. 퇴적물 내 모래 비율이 높아지고 유기물이 감소하면, 퇴적층이 깨끗해지고 산소 소모량이 감소해 수생생물의 서식환경이 개선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금강 공주보의 경우, 보 개방 후 퇴적물 내 모래 비율이 개방 전 대비 1.5배로 증가했고, 유기물질 함량은 개방 전 대비 절반가량으로 줄어들었다.

이번 금강 세종·공주보 관측·분석 결과의 자세한 내용은 올해 상반기 기준 보 개방·관측 종합분석 보고서에서 확인할 수 있다. 이 보고서는 9월 11일부터 ‘보 관측(모니터링) 종합정보 시스템’에 공개된다.

김영훈 환경부 4대강 자연성 회복을 위한 조사·평가단장은 “금강 세종보와 공주보를 장기간 개방하여 관측한 결과, 보 개방으로 물흐름이 개선되면서 여러 긍정적인 효과를 확인할 수 있었다”며 “앞으로 보 개방을 확대해 가면서 과학적이고 객관적인 조사·평가가 되도록 최선을 다할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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