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페스타 뭐야! 한국오면 대박날 현대기아 중국 전략차

  • 등록 2019-04-15 오전 10:41:31

    수정 2019-04-15 오전 10:41:31

[이데일리 오토in] 카가이 남기연 기자= “현대차 '라페스타'가 뭐야? 디자인 끝내준다는데..” 요즘 인터넷 자동차 동호회에는 한국에서 판매하지 않는 현대기아차의 중국 현지 모델이 종종 화제에 오른다.

나라마다 선호하는 차종이 다르다. 자동차는 국가의 크기나 지형, 기후 및 사회문화를 반영한 복합 상품이다.

미국은 대형 SUV나 픽업 트럭, 일본은 박스카와 경차, 유럽은 소형 해치백과 왜건, 중국은 뒷좌석을 늘린 롱 휠 베이스 차량이 인기가 많다. 한국은 특이하게 큰 차를 좋아하는 성향이 강하다. 이런 이유로 자동차 기업이 해외 진출을 고려할 때 현지 시장 특성에 맞게 새로운 모델을 개발하거나 기존 모델에 현지 선호사항을 반영해 신차를 내놓는다.

한국의 대표 자동차 기업인 현대기아차는 중국에서만 판매하는 현지 전략 모델이 있다. 대표적으로는 베이징현대의 밍투(名, MISTRA), 라페스타(菲斯塔, LA FESTA), 동펑위에다기아 KX시리즈가 중국 전략 모델이다. 밍투는 i40를 베이스로 개발 아반떼와 쏘나타 간극을 메운다. 라페스타는 아반떼를 베이스로 한 스포티 세단이다. KX는 중국인들이 좋아하는 디자인을 반영한 SUV다.

이들 차량의 특징은 한국에서 판매하는 현대기아차 모델에 비해 디자인이 더 화려하고 완성도가 높다는 평을 받는다. 그래서인지 국내에서 2,3년 뒤 출시될 페이스리프트 모델을 먼저 중국에서 본다는 의견도 나온다. 워낙 디자인이 뛰어나 국내 소비자의 관심이 큰 편이다. 중국에서 생산하지만 한국에 수입해 판매하면 인기가 있을 현대기아 중국 전략차를 꼽아봤다.

지난해 10월 판매를 시작한 베이징현대 라페스타(菲斯塔, LA FESTA)는 중국 젊은이들 사이에서 인기다. 젊은층을 공략하기 위한 준중형 스포티 세단이다. 국내로 보면 아반떼 스포츠로 볼 수 있지만 외관 디자인과 실내 인테리어가 훨씬 섬세하고 뛰어나다. 출시 한 달만에 1만 대를 판매하고 4개월 넘게 매달 평균 9000대 판매를 기록하면서 베이징현대 모델 가운데 2위를 달리고 있다. 현대차의 새로운 디자인 콘셉트인 ‘센슈어스 스포트니스(Sensuous Sportiness)’를 최초로 반영한 양산차로 감각적이면서도 스포티한 매력이 젊은이들을 끌어당겼다. 내장은 D컷 스티어링휠과 고급스런 인테리어로 다듬었다. 가격대는 아반떼보다 조금 높은 11.98만~15.28만위안(약 2025만~2583만원)의 가성비를 확보한 것도 한 몫 했다.

밍투(名, MISTRA)는 베이징현대가 만든 첫 번째 중국 전략차다. 아반떼와 쏘나타 중간 정도의 중형 세단에 속한다. 국내 i40 세단 모델로 보면 된다. 2013년 11월부터 판매를 시작했으며 라페스타와 마찬가지로 오직 중국에서만 판매된다. 2018년 후반기부터 판매량이 급락했지만 출시 이후 5년 간 중형차 부문 10위권에 머물며 월 평균 1만대 이상을 판매한 베이징현대의 효자상품이다. 큼지막한 디자인을 좋아하는 중국 소비자 취향을 저격해 실내공간을 확보했다. 대형 라디에이터 그릴을 장착해 강한 인상을 뽐낸다. 가격은 12.98만~16.98만위안(약 2196만~2873만원)이다.

베이징현대 ix25도 한국에서는 볼 수 없는 해외 전략차다. 2014년 베이징 모터쇼에서 공개된 소형 SUV로 중국 젊은이의 취향을 겨냥했다. 2015년 약 8만대의 판매고를 기록하며 기대 이상의 성적을 보여줬다. 이후 ix25를 부분변경해 인도시장을 겨냥한 ‘크레타’를 출시했다. 두 모델의 성공에 만족할 수 없었던 현대차는 소형 SUV 시장에 급성장함에 따라 한국과 유럽에서는 '코나'라는 다른 이름으로 출시했다. 선진국과 개발도상국에서 각각 차명이 다른 셈이다. 특이한 점은 2018년 중국형 코나는 ‘엔씨노’라는 이름을 달고 나왔다. 코나의 형제 차량이 디자인을 조금 다르게 해 ix25와 엔씨노 두 개로 양분해 판매한다. 중국에서 가격은 10.98만~15.28만위안(약 1859만~2586만원)에 구입할 수 있다.

동펑위에다기아는 다양한 모습의 스포티지를 판매한다. 가장 먼저 중국 시장에 뛰어든 모델은 2010년 판매를 시작한 중국형 스포티지R 즈파오(智)이다. 1993년 7월 한국 시장에 처음으로 등장한 스포티지는 지금까지 총 3번의 세대 교체를 거쳤다. 그 중 2010년 3월 출시된 3세대 스포티지R에 페이스 리프트를 거친 뒤 같은 해 중국에서 '즈파오'라는 이름으로 출시했다. 11.99만~14.49만위안(약 2029만~2453만원)에 구입 할 수 있다. 한국에서는 2015년 9월 4세대 스포티지가 출시됐다. 이 모델은 이듬해 중국 전략형 스포티지로 디자인을 변경해 KX5라는 이름으로 팔린다. 가격은 15.48만~23.18만위안(약 2621만~3924만원)이다.

중국 전략 SUV인 KX시리즈에는 KX3와 KX7도 있다. KX3는 작은 스포티지라고 불린다. 티볼리급 소형 SUV로 2016년 중국 소비자 취향에 맞추어 출시했다. KX7 역시 중국 전략형 중형 SUV로 2017년 선보였다. 한 때 쏘렌토와 디자인이 비슷해 쏘렌토 페이스리프트가 아니냐는 의심(?)을 받았지만 차체 패널과 실내 디자인이 쏘렌토와는 전혀 다른 중국 전략형 모델이다. 각각 10.98만~13.28만위안(약 1859만~2248만원), 17.98만~24.48만위안(약 3044만~4144만원)에 판매되고 있다.

기아자동차 모델 라인업에 K4, K2라고 하면 한국 소비자들은 조금 어색하게 느껴질 수 있겠다. 중국에서는 K시리즈에 짝수 번호를 붙인 모델도 판매 중이다. 이름에서 알 수 있듯이 K4는 K3와 K5의 중간 모델이다. 2017년 8월 이름을 카이션()으로 바꿨다. 2014년 9월 출시됐다. 큰 차를 선호하는 중국 소비자를 만족시키기 위해 보닛 길이와 측면 유리 부분을 넓혔다. 가격대는 12.88만~14.98만위안(약 2180만~2536만원)으로 비슷한 가격의 중형 세단 밍투에는 한참 못미치지만 꾸준한 성적을 기록했다. K2는 2011년 출시된 중국 전용 소형 세단이다. 같은 모델이 다른 이름으로 러시아에서도 판매된다. 7.29만~10.39만위안(약 1234만~1759만원)이라는 저렴한 가격대다. 2016년 2세대가 나오기 전까지 1세대 K2는 중국에서 가장 많이 팔린 기아차로 기록됐다.

역으로 중국에서만 다른 디자인으로 판매될 모델도 나온다. 지난달 동펑위에다기아의 신형 K3 실물 사진이 유출돼 큰 관심을 끌었다. 하반기 출시될 시형 K3는 기아차 심볼인 ‘호랑이 코’ 디자인에서 마치 상어의 입을 연상시키는 거대한 수직형 라디에이터 그릴로 변경됐다. 국내 K3 디자인보다 더 좋다는 평이 이어지면서 한국 소비자의 부러움을 사기도 했다.

베이징현대의 중국형 코나, 소형 SUV 엔씨노(希, ENCINO)도 빼놓을 수 없다. 우리나라와 미국에서 판매되는 코나를 바탕으로 중국인 입맛에 맞게 디자인을 변경했다. 중국 전용인만큼 레드 투톤 루프, D컷 스티어링 휠, 샤크 안테나를 적용했다. 출시 첫 달에는 4000대를 판매하면서 기대를 모았다. 문제는 신차 품질 문제가 지속적으로 나오면서 이후 10개월 동안 월 평균 판매량이 200여대로 급락했다. 올해 2월에는 겨우 7대를 판매하는 등 부진을 면치 못하면서 단종설이 나오고 있다.

현대기아차가 내수 시장에서는 80% 이상의 독과점적 지위를 차지하고 있지만 중국에서는 도전자 입장이다. 지난해 중국 시장 점유율이 현대기아를 합쳐 겨우 5%를 넘어설 정도다. 한창 잘 나가던 2010년 중반 이후 10% 점유율을 찍고 급전직하했다. 현대기아차는 이미 중국에서 해외 브랜드와 경쟁에서는 밀린 상태다. 이제는 중국 토종 브랜드와의 경쟁에서 살아남아야 한다. 중국 전략형 모델은 거대한 자동차 수요를 가진 중국 시장에서 재도약을 노리는 현대기아차의 노력이 엿보이는 야심찬 모델이다. 지리적으로 가까운 한국에 수입될 날을 기대해본다면 무리일까. 오늘도 현대기아차 노사 관계는 최악이다. 노조의 허락이 있어야 해외 생산 모델을 수입할 수 있는 게 현대기아차의 현실이다. 소비자의 니즈와 관계 없이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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