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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일 서울외국환중개에 따르면 이날 환율은 오전 11시 34분 기준 전 거래일 종가(1328.9원)보다 27.5원 내린 1301.4원에 거래 중이다.
이날 환율은 역외 환율을 반영해 전 거래일 종가보다 21.9원 내린 1307.0원에 개장했다. 개장 후 1300원 중후반대에서 움직이던 환율은 오전 11시 중국 지표 발표를 기점으로 초반대로 추가 하락했다. 장중 한 때 1300.3원까지 내려가며 1200원대를 위협하기도 했다.
미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시장 예상을 밑돌면서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금리인상을 마무리 지을 것이란 기대감이 커졌다. 미 10월 소비자물가지수(CPI) 상승률은 3.2%로 월가가 집계한 예상치(3.3%)를 소폭 밑돌았다. 직전월 상승률(3.7%) 대비 크게 둔화했다. 소비자물가는 전월 대비로는 보합(0.0%)이었다. 역시 시장 예상치(0.1%)보다 밑돌았고 전월 상승률(0.4%) 대비 크게 하락했다.
변동성이 큰 에너지·식품을 제외한 근원 소비자물가는 전년 동월 대비 4.0%, 전월 대비 0.2% 각각 올랐다. 시장예상치는 각각 4.1%, 0.3%였다. 여전히 연준 목표치 대비 2배 높은 4.0%이긴 하지만, 2021년 9월 이후 최소 상승폭을 기록했다. 6%를 넘던 수치가 4%까지 내려온 셈이다. 근원물가는 기조적 물가 흐름을 보여주기 때문에 연준이 보다 중시 여기는 지표다. 그만큼 연준이 긴축 사이클을 끝낼 것이라는 기대감이 더욱 커진 셈이다.
물가 둔화에 미 국채 금리는 급락했다. 10년물 국채금리는 전 거래일 대비 18.0bp나 급락한 4.456%를 나타내며 4.5%를 하회했다. 달러화도 약세로 전환됐다. 달러인덱스는 14일(현지시간) 저녁 9시 36분 기준 104.14를 기록하고 있다. 지난 9월 13일 이후 두 달여 만에 104선으로 내려온 것이다. 달러 약세에 달러·엔 환율은 150엔대로 내려왔다.
이날 장중 발표된 10월 중국 산업생산은 전년동월대비 4.6% 증가했다. 이는 시장 예상치인 4.3%를 웃도는 수준으로 전월 증가폭(4.5%)보다도 높다. 10월 중국 소매판매는 같은기간 7.6% 증가해 시장 전망치인 7.0%를 상회했다. 전월 증가폭(5.5%)를 크게 넘는 수준이다. 소비지출은 중국 국내총생산(GDP) 기여율이 70%를 넘길 정도로 중국 경제의 핵심이다. 농촌을 제외한 공장, 도로, 전력망, 부동산 등 자본 투자에 대한 변화를 보여주는 고정자산투자는 전년 대비 2.9% 증가해 전망치·전월치(3.1%)에 못 미쳤다. 8개월째 하락세다. 중국 경제가 호조를 보이자 장중 달러·위안 환율은 7.26위안에서 7.25위안으로 하락하며 위안화 강세를 나타냈다.
국내은행 딜러는 “미 소비자물가가 하락하면서 미 국채 10년물 금리가 4.5%의 바닥을 확인하면서 상승할 것이란 우려가 많이 없어졌다”며 “이에 달러인덱스 방향이 아래로 갈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오늘 환율이 워낙 급하게 내려와서 1300원을 지지하는 비드가 있다”고 덧붙였다.
오후 1200원대 터치 가능…소매판매 둔화 시 내일 추가 하락
장 마감 이후 우리나라 시간으로 저녁 10시반께 미국 10월 소매판매도 발표된다. 소매판매에 대한 시장 컨센서스는 전월비 -0.3%로 9월(0.7%)에서 마이너스(-)로 돌아설 것으로 보고 있다. 소매판매가 전월비 마이너스를 기록한다면 인플레이션 둔화 전망을 뒷받침해, 추가 환율 하락 요인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국내은행 딜러는 “중국 지표가 나쁘지 않았고 미-중 정상회담 이슈들이 시장에 오후적이 내용이 많아서 오후에 환율이 더 내려갈 수 있다”며 “미국 증시가 연말에 가까워지면서 상승 추세를 보이면서 소매판매가 너무 낮거나 높지 않은 이상 시장에선 좋게 해석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승혁 NH선물 연구원은 “소매판매가 10월 학자금대출 상환 재개 및 카드 연체율 증가 등에 따라 크게 둔화될 것이라 예상되고 있는 만큼, 달러 매도세 및 금리 하락세는 내일까지 연장될 개연성이 농후하다”며 “금일 환율은 1300원 초반까지 갭다운 후 1290원대를 1차 목표로 하락 흐름 연출할 것”이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