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영난 빠진 중소기업 대표 울린 '통장위조 사기단'검거

투자 착수금 명목으로 총 1억 4000만원 가로채
복합기로 통장과 잔고증명서 위조..실사와 흡사한 수준
  • 등록 2016-04-28 오후 1:05:03

    수정 2016-04-28 오후 1:05:03

[이데일리 고준혁 기자] 수천 억원이 든 것처럼 위조한 통장을 보여준 뒤 투자를 미끼로 돈을 뜯어낸 일당이 경찰에 붙잡혔다.

서울지방경찰청 지능범죄수사대는 위조 통장 등으로 재력가 행세를 하며 중소기업 대표 등에게 투자할 것처럼 속인 뒤 착수금을 가로챈 혐의(사기 등)로 총책 임모(58)씨 등 4명을 구속하고 최모(51)씨 등 2명을 불구속 입건했다고 28일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임씨 등은 지난 2013년 말 사기를 공모하고 4개 통장에 각각 300억~1500여억원이 입금된 것처럼 위조했다. 또 은행 지점장 명의의 인장이 찍힌 잔고증명서 등도 만들었다. 이듬해 3~4월 이들은 서울 강남구의 한 사무실에서 중소기업 대표와 사업가들에게 위조된 통장과 잔고증명서를 보여주며 거액을 은행에 예치한 뒤 대출을 받게 해주겠다 속인 뒤 착수금 명목으로 1억 4000만원을 받아냈다. 경찰 관계자는 “돈을 은행에 예치해줄 테니 이를 담보로 은행에서 대출받으라고 속였다”며 “피해자들에게 신뢰를 주기 위해 실제 10억원, 30억원 정도를 피해자들 명의로 은행에 예치하기도 했는데 빼가지 못하게 질권 설정을 했다”고 설명했다. 통장과 잔고증명서 등은 복합기를 사용해 위조했는데 실사와 거의 구분하기 힘들 정도였다고 경찰은 전했다.

이들은 총책과 통장 위조책, 피해자 알선책 등으로 역할을 나누고 대포폰 등을 이용해 신분을 철저히 숨겼다. 또 여관 등에서 각자 흩어져 생활하는 등 경찰의 추적을 따돌리기 위해 조직적으로 범행을 계획했다. 추후 다시 범행하기 위해 위조 담당인 이모(54)씨의 존재는 끝까지 함구하기도 했다.

경찰은 위조 담당인 이씨의 주거지에서 도자기 및 그림 감정서·시효만료 증권·백지 수표 스캔본 등이, 총책인 임씨의 휴대전화에서 금괴와 고액 수표 사진 등이 발견됨에 따라 다른 사기 행각에도 연루됐을 것으로 보고 수사를 계속하고 있다.

한편 경찰은 대부업 등록을 하지 않은 채 돈을 빌려준 지씨를 불구속 입건하고 이번 사건을 수사하면서 적발한 다른 조직의 통장 위조책 이모(51)씨도 구속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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