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건설 인수戰)본입찰 D-4..현대그룹 `고비` 넘길까

M+W그룹, 현대그룹 컨소시엄서 발 빼
현대車보다 자금력 열위인 현대그룹에 악재
채권단 "비가격 요소도 중요하게 반영"
  • 등록 2010-11-11 오후 3:46:41

    수정 2010-11-11 오후 5:09:46

[이데일리 김국헌 기자] 오는 15일 현대건설(000720) 본입찰 마감을 나흘 앞둔 시점에 돌발 변수가 인수전 판세를 뒤흔들고 있다.

11일 현대그룹 전략적 투자자인 M+W그룹과 컨소시엄 구성 계획이 막판에 틀어진 것으로 알려지면서, 현대그룹의 자금조달능력에 대한 의구심이 커지고 있다.

게다가 이날 채권단은 가격만큼 '판돈'의 출처도 중요하게 보겠단 입장을 밝혀, 레버리지를 일으킬 수밖에 없는 현대그룹의 속을 타게 했다.

◇"M+W 아닌 다른 투자자 구해도 악재"

현대그룹이 야심차게 공개한 전략적 투자자(Strategic Investor) 독일 M+W그룹이 현대건설 인수전에 발을 뺀 것으로 알려지면서, 이날 현대상선(011200)현대엘리베이(017800)터 주가는 크게 뛰었다.

주식투자자들은 이 소식을 현대그룹 경영권 분쟁 점화로 풀이하고, 현대그룹 주력 계열사에 베팅한 것. 현대건설은 현대그룹 지주사 역할을 하고 있는 현대상선 지분 8.3%를 들고 있어, 현대건설이 현대자동차그룹에 넘어가면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의 경영권을 위협할 수 있다.

한 증권사 애널리스트는 "M+W그룹이 하차한 것은 현대그룹에는 분명한 악재"라며 "다른 투자자를 급하게 구한다고 해도 채권단이 보기엔 감점 요인이 될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현대그룹은 세간에 불거진 자금조달능력에 대한 불신을 불식시키기 위해, 이례적으로 전략적 투자자를 공개했지만 예기치 못한 후폭풍을 맞게 됐다.

현대그룹은 지난 10월1일 인수의향서(LOI) 제출 당일에 전략적 투자자 M+W그룹과 컨소시엄을 구성했다고 공개했다. 그러나 오는 15일 본입찰에선 M+W그룹을 제외한 자금조달계획을 제출해야 한다.

◇현대그룹, 함구..채권단 "비가격 요소 중요해"

현대그룹은 독일 M+W그룹의 투자 무산 여부에 대해 "비밀유지확약서의 비공개 의무 조항 때문에 확인해줄 수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그러나 함구하고 있는 현대그룹 뒤로 시장에선 현대그룹이 급하게 자금을 구하고 있단 설(說)이 돌았다. `중동계 SI를 구하고 있다`, `재무적 투자자(FI) 유치에 나섰다` 등 소문이 무성했다.

같은 날 현대건설 채권단인 한국정책금융공사는 비가격 요소를 중요하게 반영하겠단 입장을 발표했다.

유재한 정책금융공사 사장은 "현대건설 M&A에서 비가격 요소도 중요하게 반영될 수 있도록 주주협의회에 요청할 계획"이라며 승자의 저주, 경영능력, 인수 후 가치훼손 가능성 등을 평가기준으로 제시했다.

현대자동차(005380)는 보유하고 있는 자금으로 4조원 안팎으로 평가받는 현대건설을 인수하겠단 입장인 반면에, 현대그룹은 공격적으로 차입에 나선 상태다.

올해 상반기 기준으로 현대자동차, 기아자동차, 현대모비스 등 주요 계열사 3개사가 보유한 현금성 자산은 10조원을 웃돈다. 반면에 현대그룹은 현대상선 유상증자와 계열사 회사채 발행으로 2조3056억원을 마련할 계획이다. 기업어음(CP)으로 마련한 단기자금까지 단순 합산하면 약 3조원 정도다.

한 시장 관계자는 "조 단위가 들어가는 현대건설 인수전에서 자체자금이 부족한 현대그룹에겐 대우건설 사례가 부정적으로 작용하고 있다"며 "비가격 요소를 중요하게 보면 현대자동차가 우위에 서게 된다"고 판단했다.

▶ 관련기사 ◀
☞정책공사 "현대건설 M&A, 비가격요소도 중요하게 반영"
☞[마켓in]獨 M+W그룹, 현대건설 인수전 하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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