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채나연 기자] 법원이 음주운전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50대에게 무죄를 선고했다. 취기가 정점인 시점에 측정된 혈중알코올농도가 음주운전 적발 기준치와 동일하다면 운전자를 처벌할 수 없다는 판단이다.
| 위 사진은 해당 기사와 무관함(사진=게티이미지) |
|
14일 법조계에 따르면 청주지법 형사2단독 안재훈 부장판사는 도로교통법 위반(음주운전)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A(51) 씨에게 무죄를 선고했다.
A씨는 2022년 10월 28일 밤 10시 50분께 청주시 흥덕구 봉명동 한 도로에서 음주 상태로 4.7km 가량 승용차를 운전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A씨는 최종 음주 시점으로부터 약 75분 지난 29일 0시 5분께 현장에 출동한 경찰에 의해 발견됐고, 당시 A씨의 혈중알코올농도는 처벌 기준인 0.03%로 면허 정지 기준치와 동일했다.
반면 재판부는 “A씨의 최종 음주 시점과 운전종료 시점(음주운전 측정 시점)까지 87분이 지난 점이 취기가 오르는 혈중 알코올농도 상승기에 해당해 죄가 없다”고 판단했다.
음주 후 30∼90분 사이에 혈중알코올농도가 최고치에 이르기 때문에 A씨의 경우 운전 당시의 혈중알코올농도는 0.03%보다 더 낮을 가능성이 있다고 본 것이다.
현행 도로교통법상 음주운전 적발 기준은 혈중알코올농도 0.03% 이상으로 이보다 낮을 경우 처벌받지 않는다.
안 부장판사는 “검사가 제출한 증거만으로는 피고인이 운전할 당시 혈중알코올농도가 처벌 기준인 0.03%보다 낮았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며 “혈중알코올 측정결과가 혈액에 의한 측정 결과보다 높게 나오는 경우가 드물게 있는 점을 고려하면 정확히 처벌 기준치에 일치하는 피고인을 유죄라고 단정하기 어렵다”고 판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