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호 최악의 해···유동성 위기, 형제의 난에 워크아웃

  • 등록 2009-12-30 오후 5:30:31

    수정 2009-12-30 오후 5:30:31

[이데일리 김국헌기자] 금호아시아나그룹은 지난 1946년 창업주인 고(故) 박인천 회장이 미국산 중고택시 두 대로 시작한 광주택시가 모태다. 이후 버스 운수업에 진출, 운수업에서 기반을 다졌다.

박인천 회장은 1948년 버스 운수업으로 사업을 확장해(광주여객 설립), 운송업 기반을 다졌다. 1960년대와 70년대를 거치며 금호타이어와 금호석유화학 등을 세워 중견그룹으로 성장했다.

1990년대에 들어서서는 아시아나항공이 국제적인 항공사로서 면모를 갖추게 되고, 금호타이어와 금호고속도 중국시장에 진출하며 글로벌 항공, 물류, 화학회사로서 입지를 다졌다.

2006년엔 대우건설을 인수하면서 국내 최대 건설회사를 계열사로 거느리게 됐고, 2008년에는 `알짜회사'인 대한통운 인수에도 성공하는 등 재계위상이 크게 강화됐다.

금호아시아나그룹에는 형제경영의 전통이 자리잡고 있었다.

지난 62년 동안 그룹 총수는 세 번 바뀌었다. 박인천 창업회장이 1984년 세상을 떠나자 첫째 아들인 고 박성용 명예회장이 뒤를 이었다.

그는 그룹 창립 50주년인 1996년 동생 고 박정구 회장에게 자리를 넘겨줬고, 2002년 셋째인 박삼구 회장이 다시 배턴을 넘겨받아 재계에서는 보기 드물게 형제 경영의 전통을 다져갔다.

박삼구 회장까지는 형제들간에 분란없이 자연스럽게 경영권 승계가 이뤄졌다. 그래서 모범적인 형제경영, 오너경영 기업으로 평가받아왔다.

그러나 대우건설과 대한통운 인수, 그리고 그 후유증 등으로 형제간 갈등이 불거지면서 결국 2세 형제들간 승계의 전통은 깨졌다.

대우건설 인수과정에서 재무적투자자들에게 보장한 풋백옵션이 대규모 손실로 다가오고, 그룹 전체의 유동성 위기까지 닥치자 박삼구 회장의 동생인 박찬구 그룹 석유화학 부문 회장이 반기를 드는 등 형제의 난이 올해 발생했다.

박삼구 회장은 금호석유화학 이사회를 주도해 동생인 박찬구 금호석화 대표이사를 해임하는 등 강경대응에 나서는 과정에서 스스로 명예회장으로 물러났다. 그리고 전문경영인인 박찬법 아시아나항공 부회장을 그룹 회장으로 추대했다.

박찬법 회장은 금호 유동성 위기 해결을 위해 대우건설과 금호생명 등 계열사 매각에 나섰지만 여의치 않았다.

금호아시아나그룹은 결국 오너들이 보유한 주요 계열사 지분을 채권단에 담보제공키로 하면서, 금호산업과 금호타이어 두 곳에 대한 워크아웃을 신청하기에 이르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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