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김국배 기자] 김병환 금융위원장이 취임 이후 처음으로 금융지주 회장들과 간담회를 연다. 취임하자마자 이어온 업권별 릴레이 간담회의 마지막 수순이다.
27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위원회는 김 위원장과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 등 5대 금융지주, BNK·DGB·JB 등 지방은행지주 3곳 회장 등과 오는 30일 간담회를 진행한다. 당초 지난 11일 열릴 예정이었지만 국회 대정부 질문과 일정이 겹쳐 연기됐다.
| 기자간담회 하는 김병환 금융위원장. (사진=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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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담회에선 우선 손태승 전 우리금융 회장 친인척의 350억원대 부당 대출 등 최근 잇따른 금융 사고로 비판을 받는 은행권의 내부통제 실패에 관한 의견을 주로 나눌 것으로 보인다. 그간 업권별 간담회에서도 쓴소리를 마다하지 않았던 만큼 내부통제 실패를 지적하고, 지주 차원에서 직접 점검해달라고 재차 주문할 것이란 관측이다. 앞서 김 위원장은 은행장 간담회, 기자간담회 등에서 ‘환골탈태’라는 표현을 써가며 “책무구조도 도입을 계기로 금융회사들이 개선해 나갈 수 있도록 감독하겠다”고 강조한 바 있다.
이날 자리는 김 위원장과 임종룡 우리금융지주 회장의 공식적인 첫 만남으로도 주목받는다. 김 위원장은 우리은행 부정대출과 관련해 “금융권에 대한 국민의 신뢰가 크게 저하되는 사안으로 보고 있다”고 말한 바 있다.
은행권은 이미 당국 눈치에 책무구조도 제출을 시작했다. 책무구조도는 횡령, 불완전 판매 등의 금융 사고를 막기 위해 금융회사 대표와 임원에게 내부 통제 관련 구체적 책무를 지정해 문서로 만들어 놓는 것이다. 신한은행은 지난 23일 시중은행 가운데 처음으로 책무구조도를 당국에 제출했다. KB국민은행은 내부통제 강화를 위해 책무관리 업무를 전담하는 ‘KB책무관리실’ 조직을 신설했다.
최근 급증한 가계부채 문제도 주요 의제가 될 전망이다. 7~8월 급증한 가계부채는 9월 들어 한풀 꺾이는 조짐을 보이고 있지만, 아직 판단하기는 이른 상황이다. 여전히 가계대출이 서울 집값 상승 등을 부추길 우려가 있어 금융당국은 필요시 가용한 모든 수단을 활용하겠단 입장이다. 7~8월에만 20여 차례 금리를 올렸던 은행들은 약 한 달 만에 다시 금리를 올리며 대출 문턱을 높이고 있다. 김 위원장도 ‘가계부채 관리에 만전을 기해달라’고 당부할 것으로 보인다.
은행들이 ‘금융지주·은행 지배 구조 모범 관행’이 마련된 후 처음으로 은행장 선임 절차에 착수한 터라 투명한 경영 승계에 대한 언급도 나올 수 있다. 모범 관행에 따르면, 금융지주 회장이나 은행장을 선임할 때 현 CEO 임기 만료 최소 3개월 전에 관련 절차를 시작해야 한다. 당국과 금융지주 수장이 모이는 자리인 만큼 금융 산업의 경쟁력 제고 방안도 논의될 가능성이 제기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