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지난해 주택판매 15년만에 최고…올해는 매물 '뚝'

올해 연준 긴축 예상에 모기지 금리 상승 중
'조급함'에 수요 증가 반면, 소유자 "이사 나중에"
12월 주택 매물 역대 최저…주택 가격은 역대 최고
"지어지는 주택 많지만, 노동 부족에 지연 중"
  • 등록 2022-01-21 오후 3:30:26

    수정 2022-01-21 오후 3:30:26

[이데일리 고준혁 기자] 미국의 작년 주택 판매량이 15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풍부한 유동성에 견조한 수요가 더해지면서 시장 거래가 활발했던 것으로 분석된다. 다만, 올해는 상황이 다를 것이란 전망이다.
(사진=AFP)


전미부동산중개인협회(National Association of Realtors·NAR)에 따르면 미국의 작년 기존 주택 판매량은 전년 대비 8.5% 상승해 612만건을 기록했다고 20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전했다. WSJ는 많은 주택 구매자들이 시장에 집이 나온 지 일주일 만에 계약을 체결했다고 덧붙였다.

기록적인 주택 판매량은 △낮은 모기지 이자율 △팬데믹(전염병 대유행) 기간 늘어난 가계 저축 △원격 근무를 허가하는 사무실 증가 등이 원인으로 설명된다. 주택구매를 위한 자금 조달이 쉬워진데다, 집에 머무는 시간이 길어지면서 수요도 늘었다는 이야기다.

전문가들은 올해는 작년과 같은 주택 판매 증가세가 나타나긴 힘들 것이라고 봤다. 연준의 예상보다 빠른 긴축 행보로 장기물 채권인 모기지 금리가 상승할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이다. 지금처럼 낮은 이자율로 대출을 받을 기회가 얼마 남지 않았단 조급함에 주택 수요는 급격히 늘겠지만, 집을 내놓는 사람들은 줄어들 것이란 예상이다. 모기지 금리가 오르면 기존 주택 소유자들이 이사에 필요한 대출을 꺼리면서 공급이 줄어든다는 것이다.

이미 시장에선 여러 징후들이 포착되고 있다. 금리 상승을 예견한 사람들의 심리는 이미 30년 고정 모기지 금리를 3.56%까지 올렸다. 2020년 3월 이후 최고치다. 작년 12월 주택 매물은 91만호로 NAR이 집계를 시작한 1999년 이례 최저치를 기록했다. 수요가 공급을 초과하는 상황은 집값 상승으로 이어진다. 작년 기존 주택 가격의 중앙값은 전년 대비 16.9% 올라 34만6900달러(약 4억2000만원)를 기록했다. 역대 최고 기록이다.

한 부동산 중개인은 “일부 주택 소유자들이 공급 부족으로 새 주택을 찾는 데 어려움을 느낄까 봐 판매를 꺼리고 있다”고 말했다. NAR의 로렌스 윤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재고 부족이 일부 판매 활동을 방해하고 있다”고 전했다.

WSJ는 현재 지어지고 있는 주택 수는 수년 동안 최고 수준으로, 올해 더 많은 주택이 완공되면 공급 부족이 완화될 수 있다고 짚었다. 그러나 현재 산업 전반에 걸친 공급 병목 현상과 노동력 부족 탓에 건설이 지연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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