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양지윤 기자] 미국에서 말기 신장 질환을 앓는 60대남성이 유전자 변형 돼지의 신장을 이식받았다.
| 일본에서 태어난 유전자 조작 돼지. (사진=포르메드텍 유튜브 계정 캡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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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매사추세츠 종합병원은 지난 16일 4시간의 수술 끝에 62세 남성이 유전자 변형 돼지의 신장을 이식받는 수술을 받고, 현재 회복 중이라고 밝혔다. 병원 측에 따르면 이 남성은 조만간 퇴원할 예정이다.
이 남성은 지난 2018년 같은 병원에서 7년간의 투석 끝에 인간 신장 이식 수술을 받았으나 5년 만에 장기가 망가져 투석 치료를 재개했었다.
매사추세츠주 바이오기업 이제네시스는 유전자 변형을 통해 면역 거부반응을 일으킬 수 있는 당분자 생성 유전자를 돼지 신장에서 제거했다. 또한 거부 반응을 조절하는 7가지 인간 유전자를 삽입했다.
이제네시스는 이미 원숭이에게 유전자 변형 돼지의 신장 이식을 성공한 바 있다. 신장을 이식 받은 원숭이는 평균 176일동안 살아 있었다. 일부는 2년 이상 생존했다고 국제학술지 네이처지에 게재되기도 했다.
로버트 롱고메리 뉴욕대 랑곤 이식 연구소 소장은 인간이 유전자 돼지 신장을 이식한 것과 관련해 “이 수술은 이종 이식(한 종에서 다른 종으로 장기나 조직을 이식하는 것)의 진전을 의미한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신부전으로 고통받는 수십만의 환자들에게 대체 장기 공급원이 되는 데 한 걸음 더 나아간 것”이라고 덧붙였다.
장기공유를 위한 연합네트워크에 따르면 미국에서는 10만명 이상 환자들이 장기 이식을 기다리고 있으며 그 중 신장 이식이 필요한 환자들이 가장 많은 것으로 파악됐다.
앞서 뉴욕대는 뇌사자에게 돼지 신장을 이식한 경험이 있다. 몽고메리 박사는 이식 센터들이 유전자 편집과 약물 치료에 대해 서로 다른 접근법을 취하고 있다며 “미국 식품의약국(FDA)이 임상시험을 승인할 때 또 다른 큰 진전이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메릴랜드 대학교 연구팀도 지난 2022년 1월 말기 심장병에 걸린 57세 남성에게 유전자 변형 돼지 심장을 이식했으나 두 달 후 사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