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사채 발행 앞둔 KT, 괜찮을까

세달 만에 회사채 시장서 3000억 발행 도전
최근 불거진 신용도 문제냐, 우호적 수급상황이냐 관심
  • 등록 2014-06-18 오후 3:48:28

    수정 2014-06-18 오후 3:48:28

[이데일리 경계영 기자] 회사채 시장의 ‘큰손’ KT가 회사채 발행에 나서면서 수요예측을 앞두고 시장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KT는 KT ENS 사태 이후 영업정지, 개인정보 유출, 2분기 연속 적자 등 악재가 겹치면서 최고 신용도인 ‘AAA’에서 강등될 위기에 놓여있다.

18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KT는 26일 3·5년물 각 1000억원씩, 10·20년물 각 500억원씩 총 3000억원 규모의 회사채를 발행한다. 8월 만기가 돌아오는 회사채 1400억원을 차환하고 나머지는 국제로밍, 콘텐츠구입비 등 운영자금으로 활용할 계획이다.

희망금리 범위는 만기별 민평금리 대비 3·5·10년물은 -0.17~0.03%포인트를 가산한 수준에서, 20년물은 -0.20~0.00%포인트를 가산한 수준으로 제시됐다.

앞서 지난 3월 KT는 회사채 발행을 위해 수요예측까지 실시했지만 결국 발행하지 못했다. 100% 자회사였던 KT ENS가 기업 회생절차(법정관리)를 신청하는 등 일련의 신용 사건이 발생하면서 청약을 하루 앞두고 금융감독원이 제재했기 때문이다. 당시 회사채 4000억원 발행에 기관 자금 1조3100억원이 몰렸다.

그러나 세 달 전과 지금의 KT는 상황이 달라졌다. 신용등급은 여전히 AAA로 최고 등급이지만 한국기업평가와 한국신용평가가 등급전망(아웃룩)을 ‘부정적’으로 내려 등급 강등 가능성이 높아졌다. 자회사 법정관리에 평판위험이 상승하고 금융시장 신뢰가 저하된 데다 수익성 부진이 계속돼 재무부담이 확대될 수 있다는 것이다.

닮은 꼴 기업인 포스코의 등급이 AAA에서 ‘AA+’로 내려간 점 또한 KT에 부담이다. 두 기업 모두 전임 최고경영자 시절 그룹을 확장하면서 재무 부담이 커진 반면 수익성이 저하돼 어려움을 겪고 있다. 시장 일각에서는 두 기업 가운데 신용도가 강등된다면 규모가 크고 계열사가 많은 포스코보다 KT가 먼저 내려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기도 했다.

이런 상황에서 만기가 20년인 회사채를 포함해 3000억원 규모의 회사채가 소화될지 의문이 제기된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신용등급이 높긴 하지만 KT ENS 사태로 투자자의 심리가 악화됐고 등급이 강등될 가능성도 높아졌다”고 설명했다.

반면 회사채 시장의 수급이 빡빡해 최근 등급 관련 문제와 관계없이 투자수요가 생길 수 있다는 의견도 있다. 황원하 HMC투자증권 연구원은 “회사채 발행 물량 자체가 감소했고 초장기물 공사채 발행이 줄어들어 우량채에 대한 수요가 여전하다”며 “다만 신용 스프레드가 축소돼 가격 메리트가 떨어져 지난 3월만큼 수요가 몰리지 않을 수 있다”고 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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