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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크라인도 강제 동원…“모두 두려움에 떨어”
뉴욕타임스(NYT)는 25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 당국자와 인권단체를 인용해 러시아군이 우크라이나 점령지에서 남성들을 강제 동원하고 러시아로의 병합을 위한 주민 투표를 진행하면서 혼란과 공포가 확산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러시아가 점령하고 있는 헤르손에서는 우크라이나 남성들이 군에 동원되는 것을 피하기 위해 스스로 팔을 부러뜨리거나 지하실로 숨어들고 있다고 NYT는 전했다. 헤르손과 자포리자 등 러시아 점령 지역의 모든 18∼35세 남성은 지역 밖으로 나가는 것이 금지됐으며 병역의무를 신고해야 한다. 주민들은 일부 남성들이 탈출 시도를 이어가고 있으며 모두 두려움에 떨고 있다고 말했다.
자신을 카테리나(30)라고 소개한 한 우크라이나 여성은 “사람들은 패닉 상태에 빠졌다”며 “러시아군은 처음에는 우리 집을 수색하더니 우크라이나 남성들을 자신들의 군대에 징집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는 모두 불법이지만 우리에겐 현실이다”라고 토로했다.
미하일로 포돌랴크 우크라이나 대통령 보좌관은 이날 “러시아가 점령지 시민에게 전쟁을 강요하는 것은 복종하지 않는 시민을 제거하려는 시도”라고 비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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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저질환 있는 60대도 징집…러시아 탈출 행렬 줄이어
이에 곳곳에서 군 동원령 반대 시위가 다시 일어나고 있다고 현지 언론들은 타전했다. 러시아 남부 다게스탄에서는 마을 주민 110여명을 동원하려는 데 항의하는 시위대가 고속도로를 봉쇄했고, 모스크바에서도 시위대가 거리로 나와 부적격자에 대한 징병에 항의하는 목소리를 높였다.
지난 21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군 동원령을 발표한 직후부터 시작된 ‘러시아 탈출’ 행렬도 이어지고 있다. 강제 징집 등을 피하려 항공편이나 육로를 통해 인근 국가로 몸을 피하는 것이다.
러시아와 국경을 접한 유럽 국가 중 러시아 관광객의 입국을 막지 않고 있는 유일한 국가인 핀란드로 넘어가려는 러시아 차량이 줄지어 서 있으며, 그루지야(조지아) 국경에 대기 중인 러시아 차량은 2500대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졌다.
러시아 독립언론 메두자는 크렘린궁(러시아 대통령실)이 전투 가능 연령대 남성의 출국을 막는 법안을 오는 28일부터 시행할 가능성이 있다고 전했다. 28일은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점령지 4곳에서 진행 중인 영토 편입을 위한 주민투표가 종료되는 다음날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