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두대에 있는 상황` 이재명 사건, 대법 전원합의체 손으로(종합)

18일 대법 전합 회부해 첫 심리
1심 무죄→2심 당선무효형 벌금 300만원
직권남용 무죄, 방송 발언 `허위사실 공표` 판단 엇갈려
이 지사, 위헌법률심판 제청 이어 공개변론 신청도
  • 등록 2020-06-15 오전 11:49:09

    수정 2020-06-15 오전 11:49:09

[이데일리 이성기 기자] 대법원이 `친형 강제입원`과 관련해 허위사실 공표 혐의를 받는 이재명 경기지사 사건을 전원합의체에서 다루기로 했다.

대법원은 15일 “직권남용 권리행사 방해 및 공직선거법 위한 혐의로 기소된 이 지사 사건을 18일 전원합의체에 회부해 심리한다”고 밝혔다. 앞서 이 지사는 친형 강제입원 의혹과 관련된 공직선거법상 허위사실 공표 혐의가 항소심에서 유죄로 인정되면서 당선 무효형에 해당되는 벌금 300만원을 선고 받자 지난해 9월 대법원에 상고했다.

이재명 경기지사가 지난달 28일 오후 경기도청 브리핑룸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가 다수 발생한 부천 쿠팡 신선물류센터(제2공장)에 대한 2주간 집합금지 조치 결과를 발표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대법원은 이 지사 사건을 대법원 2부(주심 노정희 대법관)에 배당한 뒤 법리 검토에 착수했지만 법정 기한 내 결론을 내리지 못했다. 공직선거법상 상고심 선고는 원심 선고일로부터 3개월 이내에 하도록 규정돼 있다. 항소심 선고일이 지난해 9월 6일이어서 상고심 판결 법정 기한은 같은해 12월 5일이었다. 다만 이 기간을 넘었다고 해서 판결 효력이 인정되지 않는 것은 아니다.

위헌심판·공개변론…최종 판단은 전원합의체로

앞서 이 지사 측은 처벌 근거 법률의 위헌성을 주장하며 지난해 11월 위헌법률심판 제청을 신청했다. 허위사실 공표죄에 담긴 `행위`와 `공표`라는 용어의 정의가 모호해 헌법에 위배된다는 취지에서다.

지난달 22일에는 사건을 심리 중인 대법원 제2부에 공개변론도 신청했다.

이 지사 측 변호인인 나승철 변호인은 신청서에서 “이 사건은 중대한 헌법 및 법률적 쟁점이 있고 사회적 가치의 변화와 관련해서도 검사와 변호인들의 공개 변론과 함께 헌법학자, 정당, 언론인 등 각계 의견을 직접 청취할 필요성이 높은 사건”이라면서 “공직자의 적법한 공무집행도 그 대상이 `형님`이란 이유로 비난받을 부도덕 행위가 된다는 취지에서 선거법상 허위사실 공표죄에 해당한다고 판단한 원심 판결과 관련해 신분적 요소가 법적 판단의 기준이 될 수 있는지에 대한 사회적 논의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최근 한 라디오 방송에 출연해 `단두대에 목이 걸려 있는 상황`이라고 현재 심정을 전한 이 지사는 대법원에서 항소심 판결이 확정될 경우 지사직을 잃게 된다. 선출직 공무원은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벌금 100만원 이상의 형을 확정받으면 당선 무효가 되기 때문이다. 아울러 5년간 피선거권도 박탈돼 정치적 사망 선고나 다름 없는 셈이 된다.

직권남용 1·2심 모두 무죄…방송 발언 `허위사실 유포` 판단 갈려

이 지사는 지난 2012년 성남시장 재직 시절 보건소장과 정신과 전문의 등에게 친형의 강제입원을 지시한 혐의 등으로 재판에 넘겨졌다. 또 지난 2018년 6·13 지방선거 당시 한 토론회에서 `친형 강제입원을 시도한 적 없다`는 말을 해 허위사실 공표 혐의가 적용됐다.

1·2심 재판부는 이 지사가 친형을 강제입원 시키려 시도한 바는 있다고 봤지만, 그것을 유죄로 판단하지는 않았다. 정신보건법상 강제입원 절차에 따른 적법한 조치였기에 직권남용 권리행사 방해죄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이 지사 측 주장을 받아들인 것이다.

다만 항소심에서 강제입원 시도와 관련한 `허위사실 유포`가 발목을 잡았다.

이 지사는 6·13 지방선거를 앞둔 2018년 5월 출연한 TV토론회에서 “형님을 정신병원에 입원시키려고 하셨죠? 보건소장 통해서 입원시키려고 하셨죠?”라는 상대 후보 질문에 “`정신병원에 형님을 입원시키려 했다`는 주장을 하고 싶으신 것 같은데 사실이 아닙니다”고 답변한 바 있다.

1심 재판부는 “선거인의 정확한 판단을 그르칠 정도로 의도적으로 사실을 왜곡한 것이라고 평가할 정도는 아니다”며 무죄를 선고했지만, 2심 재판부는 “소극적 부인을 넘어 일반 선거인들에게 알리지 않기 위해 의도적으로 숨겼다고 봄이 타당하다”며 유죄라고 판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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