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 경찰, '평화시위'한 어린이 5명 체포…"우크라 대사관에 헌화해서"

  • 등록 2022-03-03 오전 11:13:50

    수정 2022-03-03 오전 11:13:50

[이데일리 권혜미 기자] 우크라이나 대사관 앞에서 ‘전쟁 반대’ 평화 시위를 하던 어린이들이 러시아 경찰에 체포됐다는 충격적인 소식이 전해졌다.

(사진=알렉산드라 아르키포바 페이스북)
1일(현지시간) 미국 시사주간지 뉴스위크에 따르면 러시아 주립대 강사인 알렉산드라 아르키포바는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 ‘어린이, 전쟁, 그리고 경찰차’라는 제목의 글을 게재했다.

그는 “3월 1일 아이들이 우크라이나 대사관에 꽃을 꽂으러 갔다가 모두 구금됐다”고 밝혔다.

7~11살인 아이들 5명은 러시아 수도 모스크바에 있는 우크라이나 대사관 앞을 찾아간 뒤 러시아어로 ‘нет война(전쟁 반대)’ 문구를 적어 만든 플래카드를 들고 헌화를 하는 등 평화 시위를 이어갔다.

꽃은 러시아의 침공으로 희생된 우크라이나 시민을 기리기 위해 준비된 것이었다.

(사진=알렉산드라 아르키포바 페이스북)
하지만 러시아 경찰은 아이들과 이들의 부모 2명을 모두 구금했고, 경찰서로 이송한 뒤 휴대전화를 뺏고 아이들과 분리시켰다.

아르키포바가 공개한 사진에선 한 소녀가 호송차 철장 너머 누군가의 손을 꼭 잡고 울고 있는 모습이 포착됐다.

또 다른 사진에서 경찰 호송차에 올라탄 아이 세 명은 두려운 듯 굳은 표정으로 의자에 앉아있다.

특히 두 명의 남자아이가 함께 들고 있는 ‘전쟁 반대’ 포스터가 눈길을 끈다.

아르키포바는 “이들 가족은 모두 풀려났지만 재판을 피할 수 없게 됐다”면서 “아이들이 대체 무슨 혐의로 기소됐는지 모르겠다”고 관심을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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